DGB금융지주 “하이투자증권 인수 검토중”지난해 매각 무산 이후 1년여 만에 급물살공정거래법, 금융계열사 반드시 매각해야현대미포조선 지분 처리 등도 속도낼 듯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90%가 넘는 자구계획 이행률을 기록 중인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DGB금융지주가 공시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지속적으로 타진해왔다. 경영 위기에 처한 지난해 7월 자구계획안을 발표하면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주요 안건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당시 인수전은 매각자 측 희망가격과 시장의 눈높이가 서로 엇갈리며 성사되지 못했다. 유동성이 필요했던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당시 지불액이 7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해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한 차례 연기된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올해 4월 사업분할 이후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시도하면서 다시 한 번 급물살을 탔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현대로보틱스의 증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으로 85.32%을 보유 중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사업 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대 핵심사업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현대로보틱스가 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사 전환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한편 현대로보틱스를 통해 최대주주인 정몽준 현대아산복지재단 이사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시키는데도 성공했다.
결국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할 필수 과정이라는 점에서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여기에 현재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DGB금융지주도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수를 서두를 것이라는 점 역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된 것이라면 이번에는 지주사 전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그룹에서도 매각 작업을 길게 끌 이유가 없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은 이제 현대미포조선 지분 처분 방안만 남겨놓게 된다.
손자회사인 삼호중공업은 미포조선의 지분 42.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미포조선이 상장사인 만큼 지분 매입 대신 미포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거나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이 합병해 미포조선이 손자회사가 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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