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9회 경제기획원 출신 정통 관료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기재부서 한솥밥홍장표·이동걸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채용비리에 따른 혁신보다는 금융위와의 상하관계 유지 등으로 인한 안정과 소통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유 수석부원장의 인맥 등을 분석해보면 인사의 배경을 유추할 수 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1964년 전북 군산시에서 태어나 군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30년간 공직에 몸담아 온 대표적인 관료 출신이다. 경제기획원(EPB)에서 시작해 재정경제부 산업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경력에서 보여지듯 유 수석부원장은 화려한 국내외 인맥을 자랑한다.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는 기획재정부에서 함께 일한 것은 물론, 최 위원장이 국제경제관리관에 재직할 당시에는 국제금융정책관과 국제금융심의관 자리에 있었다. 이는 최 위원장이 과거에 거쳤던 직책이기도 하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학맥으로 엮여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유 수석부원장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황덕순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등과 동문이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정식 취임을 앞둔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새 정부에 접어들어 경제계에서 약진하고 있는 이른바 ‘서울대 라인’의 한 축인 셈이다.
여기에 유 수석부원장은 해외 경제계 인사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정규직원으로 채용돼 4년간 몸담았고 2008년부터 3년 동안은 주중대사관 재경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 수석부원장이 SGI서울보증 등 다양한 금융 공공기관 수장 후보로 꾸준히 언급된 것도 바로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주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유 수석부원장의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기재부의 인맥 메카니즘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감원의 총무, 기획, 홍보 등 안살림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의 비위 사실을 심사하고 제재를 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의 위원장 자리까지 맡고 있어 관에서 포기할 수 없는 위치라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석부원장은 임기를 마친 뒤에도 국책은행장 등 금융권 내 요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민간 출신보다는 관료 출신이 장악해온 바 있다.
그럼에도 유 수석부원장에 대해서는 일단 우호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그가 국제금융과 거시정책 등 분야에서 두루 활동한 만큼 국내 금융 분야 경험만 가진 전통적인 ‘모피아’ 출신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석부원장 자리를 또 다시 관 출신이 차지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금융환경 급변으로 금감원에도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는 만큼 유 수석부원장의 인맥과 경험이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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