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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강자’ 네이버·카카오, 제조사 업고 AI플랫폼 승기 잡았다

‘콘텐츠 강자’ 네이버·카카오, 제조사 업고 AI플랫폼 승기 잡았다

등록 2017.11.20 15:11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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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스피커에 ‘클로바’ 탑재 발표삼성전자, 가전·빅스비와 ‘카카오아이’ 연결국내외 경쟁사 뛰어넘는 韓 데이터·서비스이번 제휴로 경쟁력↑ “이젠 콘텐츠가 관건”

LG전자는 지난 19일 자사 AI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에 네이버의 AI플랫폼 ‘클로바(Clova)’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사진=LG전자 유튜브 채널 캡쳐LG전자는 지난 19일 자사 AI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에 네이버의 AI플랫폼 ‘클로바(Clova)’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사진=LG전자 유튜브 채널 캡쳐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최대 가전 제조사 LG전자, 삼성전자와 제휴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플랫폼 시장의 후발주자에서 양대 선두주자로 뛰어올랐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 등 세계 IT공룡들과 SK텔레콤, KT 등 통신사, 나아가 삼성전자마저 AI 스피커나 AI 비서 서비스를 내놓고 AI플랫폼 전쟁을 열었지만 국내 콘텐츠 양과 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다. 이번 제휴로 양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고객들을 이용자로 확보하고 데이터 확보 창구도 대폭 늘려 경쟁력을 더 공고히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종합 IC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연이어 LG전자, 삼성전자와 AI기술 제휴를 맺었다.

LG전자는 지난 19일 자사 AI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에 네이버의 AI플랫폼 ‘클로바(Clova)’가 탑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AI플랫폼 ‘카카오 아이(kakao I)’도 지난달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가전제품을 명령·제어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선택됐다. 지난 9월엔 삼성전자의 AI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와의 연동이 결정됐다. 국내 최대 가전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제품들을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반 AI기술이자 자사 제품들에서 제공할 콘텐츠 창구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채택한 것이다.

이번 제휴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AI플랫폼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국내 가전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삼성전자, LG전자의 제품들을 통해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용자들과 만나며 AI플랫폼 영향력을 높이고 데이터 확보 창구도 대폭 늘게 됐다. 많이 사용할수록 경쟁력과 기술력이 높아지는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실상 승기를 잡은 셈이다.

ICT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손을 잡은 이유로 콘텐츠, 즉 국내 이용자들에 대한 막대한 데이터와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LG전자는 씽큐 허브가 있으며 이외 아마존과 구글, SK텔레콤, KT 등도 네이버, 카카오보다 빨리 AI스피커나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 분야에선 두 기업 뒤를 따라갈 수 없다는 평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과 음원, 메신저, 쇼핑,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지도, 내비게이션, 게임 등 사람들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다수 가지고 있으며 상당수 분야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서비스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이용자들의 취향과 특성,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양사를 국내 빅데이터 강자로 만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자사 제품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유용성이나 효율성을 높이려면 네이버와 카카오와 협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LG전자의 씽큐 허브는 클로바를 탑재하면서 음악, 교통·지역·생활정보, 번역, 영어 대화, 뉴스, 정보 검색, 팟캐스트 등 다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네이버의 자체 AI스피커이자 클로바가 담긴 ‘웨이브(WAVE)’의 기능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의 자체 AI스피커 ‘카카오미니(Kakao mini)’로 자사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해 자사 제품에 대한 이용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결국 아마존, 구글, 애플 같은 세계 IT공룡들의 국내 AI플랫폼시장 진출은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당장 LG전자가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등 3대 개방형 전략 아래 앞서 지난해엔 아마존의 ‘알렉사’, 올해엔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 해외 AI 비서 서비스와도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결국 LG전자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은 결국 네이버의 클로바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AI플랫폼 시장에선 이용자 풀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 우선 당면 과제다. 네이버와는 이용자 확대를 위해 협력을 결정했다”며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영어 기반이라 아무래도 네이버 클로바가 이용자 접근성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ICT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구글과도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네이버가 이번 제휴로 좋은 (AI플랫폼) 시장 확대 기회를 얻었다”고 평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네이버, 카카오와의 더 긴밀한 협력을 예고했다. 현재 나온 AI스피커나 가전 외에도 웨어러블 같은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로 시너지 창출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클로바와 카카오 아이의 생활 만능 플랫폼화는 더 빨리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술 기업으로서 하드웨어는 제조사처럼 더 잘하는 기업에 맡기고 기술과 서비스 고도화에 더 집중한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또 다른 ICT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생활 속 기기들을 연결하고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적인 AI플랫폼이 되는 것”이라며 “제휴사가 많을수록 네이버, 카카오의 경쟁력은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구글과 아마존이 AI기술 면에선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뛰어날 수 있지만 국내 콘텐츠 감성은 두 기업보다 뒤질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앞으로도 국내 AI플랫폼 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려면 이용자들이 정말 유용하다고 느낄 만큼 예민하고 똑똑한 서비스를 계속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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