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만 3년째지만 판매량·수익성 오히려 하락30년 이상 재무분야 베테랑 이미지 상처사드 보복·통상임금 등 외부 변수 참작 여지분위기 쇄신 위한 ‘깜짝 교체’ 가능성도
특히 업계의 관심은 취임 후 만 3년차를 맞은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의 재신임 여부에 쏠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두터움 신임을 받고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판매 역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그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박한우 사장은 지난 2014년 10월 전임 이삼웅 사장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현대차그룹에서 30년 이상 재무분야에 근무한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며 2012년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맡은지 2년 만에 기아차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았다.
박 사장 취임 이후 기아차의 매출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47조970억원에서 2015년 49조5214억원, 지난해에는 52조7129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차량 판매대수와 수익성은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중이다.
기아차는 2015년 국내 52만7500대, 해외 252만3408대 등 총 305만9083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연간 실적 300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차 판매 호조와 기존 주력 차종들의 선전이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301만8093대로 소폭 하락한 뒤 올해는 300만대 달성도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며 3분기까지 200만8624대에 그치고 있다.
이익규모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까지 3조원대를 상회하던 영업이익은 2014년 2조5725억원, 2015년 2조3543억원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2조4615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엉업이익이 3598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8월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1조원의 충당금이 반영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장기화되고 있는 노조의 파업 역시 박 사장의 자리를 흔드는 또 다른 뇌관으로 분류된다.
현재 기아차 노·사의 대화창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4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시작했지만 반년 넘게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나온 통상임금 1심은 양측의 갈등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법원은 노조 측 주장을 일부 반영해 회사가 4223억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돈도 줄만큼 주고 노동부 지침에 따라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지만 문구 하나 때문에 통상임금 여부가 결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일단 회사 안팎에서는 박 사장의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판매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분기실적 적자는 통상임금 패소라는 외부 이슈가 작용한 만큼 당장 경영상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설명이다.
그가 인도 전문가라는 점도 뺴놓을 수 없는 장점 가운데 하나다. 박 사장은 과거 현대차 인도법인 재경담당 임원을 거쳐 인도법인장 겸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때문에 오는 2019년 본격적인 인도시장 진출을 앞둔 기아차 입장에서는 박한우 체제를 당분간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3년 전 선임 과정을 돌이켜 볼 때 회사가 교체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박 사장의 전임인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생산차질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011년 신규 선임된 이 전 사장이 교체된 시기는 박 사장과 똑같이 만 3년을 갓 넘긴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해외법인에서는 임원 교체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황”이라며 “성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연말 조직개편 범위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hm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