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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비자금 창구 의심받는 진흥기업, 10년째 적자 회사

효성 비자금 창구 의심받는 진흥기업, 10년째 적자 회사

등록 2017.11.22 16:50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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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2008년 인수 후 4000억원 쏟아부어올해 완전자본잠식에 유상증자로 겨우 회생진흥기업 “검찰 수사 중, 입장 밝힐 거 없다”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 사진=효성 제공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 사진=효성 제공

검찰이 효성그룹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인 가운데 계열사 진흥기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진흥기업은2008년 효성이 인수했지만 10년간 단 한번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애물단지다. 올해 수백억원의 유상증자로 상장폐지를 겨우 면하는 등 그동안 그룹이 쏟아부은 돈만 4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성은 진흥기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에 계열사 진흥기업이 연루됐다. 검찰은 이 돈이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비자금으로 사용됐는지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혐의 내용은 효성 건설과 진흥기업이 지난 2008부터 2016년까지 건축자재 업체와 중간 납품업체들의 마진을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이다.

효성그룹이 계열 건설사인 진흥기업을 비자금 마련 창구로 활용한 수법이 기존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 유형과 비슷한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과거 건설사들은 입찰 당시 낙찰받기 위해 입찰 공고를 사전에 나눠서 들어가는 담합을 통해 특정업체가 낙찰될 수 있도록 도운 경쟁업체들은 저마다 설계보상비를 챙길 수 있었다. 또 건설사들이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후 차액을 돌려받거나 하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기는 방법으로 수십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효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이 기존의 건설사들의 비리금을 만드는 유형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검찰과 업계의 시각이다.

효성그룹 계열사 진흥기업 로고.효성그룹 계열사 진흥기업 로고.

비리 의혹에 연루된 계열사 진흥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47.26%를 보유하고 있는 효성그룹이다. 2008년도에 효성그룹이 931억 원에 진흥기업을 인수하면서 효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당시 인수 과정에 조석래 당시 효성그룹 회장(전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현 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인수 후 진흥기업 등기이사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말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상황에서 대운하 수혜주로 주목받던 진흥기업을 효성이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헐값에 인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현재 진흥기업은 종합건설업체로서 크게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 등 3개 분야에 진출해 있으며, 발주처에 따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나뉜다. 공공부문의 발주는 도로, 항만, 철도 등 정부 발주 위주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최근에는 정부 단독 발주 위주의 사업 형태에서 벗어나 민자법인 설립을 통한 SOC사업, 턴키, BTL 등의 사업에 적극 진출해 있다. 올해 국토부가 발표한 건설사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진흥기업은 53위를 기록했다.

진흥기업은 2008년 효성에 인수됐지만 실적이 부진해 효성의 ‘애물단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진흥기업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순손실을 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 경기 침체로 진흥기업 재무사정도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 매출 6142억 원, 영업손실 411억 원, 순손실 1495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2011년 2137억 원, 2012년 856억 원, 2013년 724억 원, 2014년 175억 원, 2015년 428억 원, 2016년 75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익적자 기록 후 올해 초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100억원)을 빠졌는데 효성이 대규모 자본감축과 대여금 출자전환 등 지원을 해주면서 간신히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앞서 진흥기업은 운영자금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1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었다. 효성은 이 중 지분 81%에 해당하는 1300억 원을 투자했었지만 진흥기업의 재무개선에 어려움으로 인수 3년 만인 2011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갔었다.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진흥기업의 실적은 재무개선에 난항을 보였다. 앞서 진흥기업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종료 시점이 오는 2018년 12월로 연장됐다.

현재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진흥기업은 검찰 수사 중에 있어 따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에 있어 따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효성그룹은 국내계열사 45개, 해외계열사 68개를 포함해 총 113개의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 상장회사는 (주)갤럭시아에스엠, (주)효성,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주), 신화인터텍(주), 진흥기업(주), 효성아이티엑스(주) 등 6개사다.

올해 효성의 3분기 누적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 9조 987억, 영업이익 6227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4.1%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2.3% 떨어졌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진흥기업의 올해 3분기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 4114억 원, 영업이익 297억원, 당기순이익 17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8.8%를 보였지만 올해 1.6%포인트 감소했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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