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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홍종학·장하성···진용 갖춘 재벌개혁 ‘쓰리톱’

김상조·홍종학·장하성···진용 갖춘 재벌개혁 ‘쓰리톱’

등록 2017.11.22 15:36

수정 2017.11.22 16:19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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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재벌개혁 화두놓고, 선봉장-수호자-지휘자경제철학 3인3색···‘진실왜곡·암세포·무책임’ 강조

김상조·홍종학·장하성···진용 갖춘 재벌개혁 ‘쓰리톱’ 기사의 사진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을 위한 노력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을 것이며, 한 치의 후퇴도 없을 것”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대변인이자 진정한 수호천사” -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재벌 개혁이라는 것이 두들겨 팬다 하는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 장하성 청와대 정책 실장

하나 같이 강력하고 단호하다. 말 한마디에 자신의 신념이 진하게 배어있다. 이는 재벌개혁을 주도할 3인방이 취임식에서 뱉은 말이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재벌개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고 각자 맡은 역할은 무엇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보는 재벌개혁= 김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위는 선봉에 서서 전선을 점차 넓혀가며 재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정위는 올해 초 시작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점검 결과를 토대로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 행위를 들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 저승사자’라 불리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했고, 편법 지배력 확대 견제를 위한 대기업 공익재단 전수조사 방침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주요 재벌 전문 경영인과 만나 자발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등 재벌들을 계속 압박해 왔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을의 눈물’을 닦아 달라는 게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라면서 “당연히 공정위는 그분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장관 역시 장 실장과 김 위원장 못지않게 뚜렷한 재벌관을 갖고 있다. 홍 장관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정책위원장과 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을 지내면서 재벌개혁을 주장해왔다. 의원 시절에는 롯데, 신라 등 대기업의 면세사업을 정조준해 특허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홍종학법’을 발의했다.

홍 장관은 앞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나 불법 하도급 거래 등 갑질 척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은 취임식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와 납품단가의 일방적 인하 등 불공정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말해 재벌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홍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우려하는 정책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는 등 중소기업들의 수호자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그는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대기업이나 재벌이 있다면 저부터 상대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 실장은 사실 재벌주도 3인방에서 대장 격인 인물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장관급이지만 권한과 역할은 그 이상이다. 2명의 보좌관(경제, 과학기술)과 정책기획, 통상비서관 외에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을 모두 거느렸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이러한 재벌 개혁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추진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 실장은 지난달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공정한 경쟁구조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투명한 기업경영은 경제의 활력을 높여 한국경제가 재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재벌개혁 본격화를 천명했다.

장 실장은 기본적으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임금과 일자리의 불평등’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재벌개혁을 언급해왔다. 지나치게 많은 이익이 대기업에 집중된 상황 속에서, 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몫이 너무 적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장 실장의 지론을 고려했을 때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 주목할 부분은 재벌개혁을 통한 임금구조와 기업구조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불평등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구조 개선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 저서로 본 3인3색= 김 위원장이 펴낸 ‘종횡무진 한국경제’를 보면 대기업의 경제연구소들은 기업에 유리한 통계를 발표함으로써 시장 이데올로기를 조종하고 모피아들은 산업의 극심한 양극화를 외면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튼튼해 보이는 재벌 그룹의 재무제표는 계열사 간의 내부 거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우리가 몰랐던 한국경제의 진실을 명징하게 밝혀낸다.

홍 장관은 2000년 ‘재벌문제에 관한 두 가지 견해: 진화가설 대(對) 암세포 가설’이란 제목의 논문과 다음 해 펴낸 책 ‘한국은 망한다’에서 한국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했다. 그는 “재벌이 평상시 끊임없는 확장으로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죽어야 할 때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자금을 끌어다 써 다른 기업에 피해를 주고, 결국 망할 때는 국가 경제 전체를 휘청거리게 한다는 점에서 암세포나 마찬가지”라고 썼다.

장 실장이 2015년 펴낸 저서의 제목은 ‘왜 분노해야 하는가’다. ‘금수저·흙수저’, ‘헬조선’을 언급하는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하며 불평등 극복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불평등 구조를 만든 기성세대로 사과를 하면서도, 기성세대가 주도하는 개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의 말에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처럼 이들의 재벌개혁에 대한 생각은 확고하다. 이들은 재벌개혁 방향과 속도에 대해서 기업들과 충분히 교감을 가진 만큼 본격적인 재벌개혁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는 재벌 총수 일가에게는 혹독한 변화를 위한 채찍질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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