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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드러낸 김동연 부총리, 금융당국에 연달아 무력 시위

발톱 드러낸 김동연 부총리, 금융당국에 연달아 무력 시위

등록 2017.11.28 15:51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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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첫 언급···“국책은행 아닌 시장 중심”“금융당국과 영역 다툼?···그리 한가하지 않아”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랫동안 숨겨둔 발톱을 드러냈다. 그동안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굴욕(?)을 당했지만, 최근엔 혁신성장 전도사로서,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조조정 업무를 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시키겠다는 의도를 밝히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주요 산업의 업황, 경쟁력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사전에 부실을 예방하고, 금융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 등 산업적 측면을 균형 있게 보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실이 드러난 기업은 국책은행이 아닌 시장 중심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구조조정이 산업 경쟁력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후적으로 국책은행 등 채권단 중심으로 처리해 공적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번 정부에서 구조조정 업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과거에도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집행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했을 분 사실상 구조조정의 콘트롤타워는 아니었다. 특히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해당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기업구조조정을 단행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금융위는 손실 메우기 차원서의 자구 노력을 국책은행들에 강요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산업부는 전임 주형환 장관 시절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산업부의 역할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태도를 전환하고 있다. 이로써 구조조정 업무는 산업부로 사실상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를 비롯한 부실 기업구조조정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산업부의 역할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업부가 구조조정에 더욱 앞장서게 된 계기가 온전히 자의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산업 이해도 측면에서는 확실히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가 구조조정을 맡는 것이 금융위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인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새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부총리는 채용 비리로 물의를 빚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공적인 업무를 하기는 하지만 정부로부터는 형식상 독립된 기관이다. 만약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인사, 재무와 관련한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2007년에 공공기관 중에서도 가장 감시 수위가 낮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풀린 적이 있다. 당시 “금융감독기관으로서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족쇄가 풀렸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주무 부처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뿐 공공기관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감시 체계에서는 벗어나 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금감원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매년 3000억원 가깝게 거두고 있는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분담금은 은행이 내는 수수료의 성격이지만 부담금으로 바뀌면 일반 예산 및 기금과 마찬가지로 기재부의 직접 통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감사원은 금감원의 분담금을 준조세 성격인 부담금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내놨다. 김 부총리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있었고, 마침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부담금으로 바꾸는 입법안이 제출됐다”며 “기재부는 금감원의 영역이나 영향력에 추후의 관심이 없고, 영역 다툼으로 거론되는 건 사실과 너무도 맞지 않는 얘기”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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