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수익성 제고 취지···내년 하반기 도입 예상”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오전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수익 보호를 통해 기금의 중장기적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미 미국, 영국 등 해외 20여개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연금은 국민이 맡기신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투자 회사 가치의 향상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기금의 장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큰 저택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처럼 기관투자자도 최선을 다해 고객의 돈을 맡아 관리하고자 만든 주주권 행사지침이자 모범규범을 말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서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중인 국내 대기업 등 주요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감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노조추천 사외이사에 찬성표를 던져 '노동이사제' 논란을 일으켰듯 경영권 간섭에 대한 우려도 커 귀추가 주목된다.
박 장관은 “일부에서 기업 경영 간섭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달에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스튜어드십 코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계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에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작년 12월 도입 움직임이 일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11개 자산운용사, 2개 자문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한 상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연금의 운용액은 8월 현재 602조7천억원이며 삼성전자(주식지분 9.71%), SK하이닉스(10.37%), 현대차(8.12%) 등 3분기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278개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활용해 상장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은 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적용하는 범위와 대상은 아주 제한적으로 시작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업은 경영 간섭을 우려할 수 있는데 이를 불식할 투명한 관리기구와 원칙을 만드는 것이 선결돼야 하고, 국민은 수익성 하락을 걱정할 수 있는데 건강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불안을 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과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관리 거버넌스를 동시에 구축해야 해서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시기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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