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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건설 계열사간 합병 바람 불까?

삼성·현대차, 건설 계열사간 합병 바람 불까?

등록 2017.12.12 14:28

수정 2017.12.12 21:54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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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건설 한지붕 두가족 시대로 합병 가시화이재용 부회장 지분 강화 등 승계구도와도 연계현대차그룹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합병설지배구조 개편 등 절실···현대엔지 우회상장 관측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대한민국 재계 양대산맥이자 굴지의 글로벌 회사인 삼성전자 그룹과 현대차 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살림을 합칠지 고심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이들 그룹사들의 엔지니어링(설계) 계열 건설사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등 형님 회사들 일부나 전부를 흡수 합병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그룹사들은 경영 효율화를 비롯해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개편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3세들의 경영 승계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 건설사간 짝짓기 등 조각맞추기가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1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에 대한 합병의 당사자이자 삼성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측의 공식적인 언급은 "사실무근"이라거나 "(삼성물산에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외면한다. 삼성 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 역시 최근 기자와 만나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합병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로 판교에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한 점도 월세를 아끼는 등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다르게 분석한다. 이사비용이나 일부 직원들의 거주지 이전 등 불편을 감수하고도 사옥 이전을 결정한건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2016년 3월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전한 지 2년도 채 안 된데다 굳이 서울 접근성을 고려하더라도 판교와 강동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물산 내 사업을 정리하면서 업종이 겹치는 건설부문을 떼어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실제 이미 이들 회사가 각종 구조조정, 조직 개편을 진행하면서 조직 슬림화에 나섰고 실적도 바닥을 치고 개선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 3분기 매출이 3조1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가량 줄었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때 적자에 시달렸던 삼성엔지니어링 실적도 많이 좋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매출 1조2942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15년 당병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해 사재까지 털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애착을 보인바 있어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을 더 받기 위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 합병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챠 그룹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11.72%)로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설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 그룹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단독으로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합병해 우회상장해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대표적이다. 지난 1974년 설립된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1999년 합병했다가 2001년 별도법인으로 분사한 후 2001년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후 2011년 4월 현대차그룹으로 재편입 이후 사옥을 서울 목동에서 현대건설 본사가 있는 계동으로 옮기고 현대차 그룹 건설사인 현대엠코와 합병했다. 올해 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현대차 그룹을 콕 짚어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한 만큼 연말까지 가시적인 자세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실적도 현대건설 사실상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6285억 원, 영업이익 406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모회사인 현대건설이 1~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3350억 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추월한 것이다. 더욱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할 경우 4년 연속으로 업계 1위(시공능력평가) 자리를 단숨에 탈환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그룹사들에게 엔지니어링사는 사업상은 물론 지배구조나 승계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사재를 출연함 점이나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개인 최대주주인 점을 봐도 그렇다. 이들 엔지니어링사의 주도로 건설관련 계열사의 합병은 언제든지 추진 될 수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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