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회 순환출자 해석 기준 변경 발표삼성SDI 보유 물산 지분 매각 가능성 제기삼성물산, 오버행 이슈 및 불확실성 커져삼성SDI 지분매각 통한 현금 유입 긍정적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5년 12월 24일 마련한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가이드 마련 당시 공정위원회는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던 기업의 합병에 따라 생성된 순환출자만 ‘순환출자 형성’으로 판단하고 그 외 순환출자 변동에 대해서는 ‘순환출자 강화’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순환출자 고리 내 소멸법인과 고리 밖 존속법인이 합병할 때도 ‘순환출자 형성’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순환출자 강화’로 인정됐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도 ‘순환출자 형성’으로 판단했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는 존속법인이 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 안으로 편입되는 내용 역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 형성이라는 풀이다.
따라서 삼성SDI는 합병 당시 처분했던 추가 출자분 500만주 외 잔여 보유지분인 404만2758주(22일 종가 기준, 약 5000억원) 유예기간 내인 내년 3분기 안에 처분해야 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2.1%에 달한다.
해당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뒤 삼성물산은 3거래일째 주가가 하락세다. 이 기간 동안 감소율은 6.51%에 달한다.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주가 하락세를 견인 중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수혜주로 꼽히며 지난해 주가가 16만9500원(10월 25일 기준)까지 올랐으나 지주사 전환 불발에 따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동안 주가 하락률은 28%를 살짝 웃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지분가치 확대 및 본업 정상화 등 호재에도 대외적 돌발 변수에 주가 상승세가 가로막혔다는 평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4.63%와 43.44%를 보유하고 있다. 26일 현재 시가총액으로만 해도 약 14조7000억원과 9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둘을 합치면 현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인 23조1400억원 보다 1조4600억원이 많다.
또한 삼성물산은 전자와 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삼성엔지니어링(6.97%), 삼성생명(19.34%), 삼성에스디에스(17.08%) 등의 지분도 함께 보유 중며, 해당 보유 지분을 모두 계산하면 그 규모는 32조가 훌쩍 넘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정위원회의 결정으로 당분간 삼성물산의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종전 삼성SDI의 500만주 처분 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1%, 이재용 부회장이 0.7%의 물량을 소화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마땅한 매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대거 물량을 소화할 만한 매수자 없이 404만주가 시장에 쏟아질 경우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단기간 삼성물산의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과 달리 삼성SDI에는 오히려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2.1%)가 매각되면 유입된 현금으로 중대형전지 부문에 투자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예상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은 삼성SDI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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