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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우울한 연말··· 잇단 유증 결정에 ‘뒤숭숭’

조선업계 우울한 연말··· 잇단 유증 결정에 ‘뒤숭숭’

등록 2017.12.26 19:57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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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만 삼성·현대重 잇따라 유증 발표운영자금 조달 목적··· 유동성 우려 확산“2015년과는 상황 달라” 업계선 손사래‘위기설’ 해소할 내년 수주 성과 이목집중

삼성중공업에 이어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국내 조선업계를 둘러싼 불안감이 또 다시 증폭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삼성중공업에 이어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국내 조선업계를 둘러싼 불안감이 또 다시 증폭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업황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이달 초 삼성중공업에 이어 업계 1위 현대중공업마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지난 2015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회사 관계자들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일 뿐 유동성 위기가 닥쳤던 2015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 모양새다. 하지만 자금조달 목적이 신규 설비 증설이 아닌 대부분 운영자금에 치우쳤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사회를 통해 1조2875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250만주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 가운데 869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4185억원은 M&A 등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삼성중공업도 차입금 상환 및 금융권의 추가적인 여신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1년 전인 2016년에도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시장의 반응이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주식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유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유증 결정을 발표한 현대중공업은 장외 거래에서 가격제한폭까지 밀려났다. 6일 개장 직전 유증 소식을 전한 삼성중공업 역시 장중 내내 가격제한폭 부근에서 머물다가 종가 기준 전일 대비 28.9% 급락한 채 거래를 종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사들이 악성 프로젝트에 대한 ‘부실 털어내기(빅배스)’를 전격 단행한 2015년에 대한 기억 때문에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달 초 삼성중공업이 유증 발표와 함께 올해 4900억원, 내년에는 2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같은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이달 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통상적으로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이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는 소식은 악재로 분류된다. 실적 부진이 누적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결국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 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9년 이후에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는 등 대내외 분위기 모두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증 결정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유증을 통해 오히려 그룹 내 조선3사의 순차입금을 모두 해소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뿐 만 아니라 약 5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게 돼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함으로써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경영개선계획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2015년과 달리 구조조정 목표달성 지연에 따른 고정비 증가, 환율하락 및 후판가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한 충당금 반영에 의한 손실일 뿐 매출 추이 및 신규수주에 대한 기대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운명이 내년 수주 성과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의미 있는 수주 성과를 거둔다면 업계를 둘러싼 우려가 해소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위기설이 더욱 거세게 몰아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기대치를 밑돈 수주 성과와 잇딴 유상증자 소식에 회사 안팎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어려운 시기지만 국내 조선사 모두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 이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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