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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 없던’ 금투협회장 선거전, 권용원은 어떻게 회장이 됐나?

‘강자 없던’ 금투협회장 선거전, 권용원은 어떻게 회장이 됐나?

등록 2018.01.26 10:13

수정 2018.01.26 10:26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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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투표 없이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역대 최다유일하게 운용업계 표심 내거는 특별한 공약 없어 대형사들의 ‘반 키움’ 정서로 약점 작용하기도 해현직 프리미엄·관료출신 등 인맥이 득됐다는 평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등 거친 ‘꼼꼼맨’ 으로 정평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금융투자협회 제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권 신임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 3층 불스홀에서 241개 회원사 중 198개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총회에서 결선 투표 결과 68.1%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사진 = 김소윤 기자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금융투자협회 제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권 신임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 3층 불스홀에서 241개 회원사 중 198개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총회에서 결선 투표 결과 68.1%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사진 = 김소윤 기자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역대 최다 득표로 제 4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됐다. 권 신임 회장의 1차 선거 득표율은 68.1%로, 절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임에 따라 2차 투표 없이 바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당일까지도 확실한 강자가 없는 예측 불허의 상태였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는 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왔으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보인 것. 더군다나 권 신임 회장은 다른 두 후보들과는 다르게 자산운용사의 표심을 자극할 만한 어떠한 특별한 공약을 내놓지 않아 이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때문에 권 신임 회장이 어떻게까지 해서 차기 협회장자리를 차지하게 됐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임시총회 결과 68.1%의 득표율로 권용원 후보자를 제4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황성호 후보자는 24.1%, 손복조 후보자는 7.7%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날 권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추대로 회장 자리에 오른 황건호 1대 회장을 제외하고 박종수 2대 회장은 1차 선거에서 43%, 2차 선거에서 59.2% 득표율을 얻었다. 황영기 회장은 50.7%로 간신히 과반수를 기록하며 협회장에 당선됐다.

사실상 업계에서는 이 세 명의 후보들로 압축됐을 때, 제일 먼저 권용원 후보를 유력 후보로 점찍었다. 하지만 권 후보에 대한 대형 증권사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막판 변수가 됐다.

권 후보는 키움증권을 온라인 증권사라는 점을 내세우며 저렴한 수수료로 개인 고객들을 끌어모으며 2005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키움증권이 적정 가격 이하의 온라인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대형사들이 브로커리지 경쟁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주식 매매수수료는 점점 떨어지고 제 값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형사 구조조정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무료 수수료 경쟁을 촉발시킨 키움증권이 신용융자 이자를 가장 비싸게 받아 수익을 챙긴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권 사장이 부임한 이후 줄곧 최고 12%(1~15일) 수준의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다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해 말 금리를 낮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14년 권 후보는 업계 최초로 펀드 최저가격보상제를 시행했는데,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최저가격보상제가 출혈 경쟁에 불을 붙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곧 협회장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다는 것. 협회장 선거의 40%는 ‘1사1표’ 원칙으로 의결권을 균등하게 분배되지만 나머지 60%는 각 사의 회비 분담금 비중에 따라 차등을 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담금을 많이 내는 대형사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당시 권 후보는 두 후보들과는 다르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표심을 자극할 만한 어떠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히곤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금투협 회장을 가르는 요소는 운용업계의 지지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실제 지난 2015년 3대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시절의 황영기 회장도 운용업계의 숙원이었던 장기펀드의 세제 혜택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운용사들의 표심을 얻는데 성공했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241개 금투협 회원사 중 운용사가 169곳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급성장했다. 지난 3대 협회장 선거에서 86개사에 불과했던 자산운용사는 정부가 사모펀드 설립 문턱을 낮추면서 최근 3년 새 83개사나 늘었난 것이다. 권 후보를 제외한 손 후보와 황 후보는 공통적으로 자산운용사 협회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초 '현직 프리미엄'을 달고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권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여러 변수들이 생기면서 업계에서도 차기 협회장 자리에 누가 올라설 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권 후보가 이런 변수를 물리치고 협회장 자리를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현직 증권사 사장이며, 기술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4차 산업 관련 금융지원이 필요한 시기 좀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차기 협회장인 권 신임 회장은 미 MIT를 나온 경력을 바탕으로 키움증권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실제 그는 1996년 통상산업부 기술품질국 산업기술기획과 서기관, 1998년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 산업기술정책과 서기관, 1999년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 산업기술개발과장 등을 지낸 관료출신이기도 한데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쌓은 인맥이 금융당국과 협의 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들은 권 신임 회장의 높은 득표율의 이유로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공직에서 다져진 다양한 업무경험’ 등을 꼽기도 했다. 또 “하나를 하면 꼼꼼하고 구체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라는게 그의 정평이다.

한편, 권 신임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술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술고시 21회에 합격해 관료 생활을 하다가 지난 2000년부터 다우기술, 인큐브테크, 다우엑실리콘 등 IT(정보기술) 업체에서 근무했다. 2009년부터 키움증권 대표를 맡아왔다. 그의 임기는 오는 2월 4일부터 2021년 2월 3일까지 3년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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