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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회장 모두 임기중 낙마···반복되는 ‘흑역사’

[권오준 사퇴]역대회장 모두 임기중 낙마···반복되는 ‘흑역사’

등록 2018.04.18 12:22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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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후 사퇴 압박 불구 지난해 연임 성공했지만 결국 못버텨정권 전리품으로 전락한 포스코 회장직뛰어난 경영성과도 정치적 논란에 무릅

포스코 역대 회장. 그래픽=박현정 기자포스코 역대 회장. 그래픽=박현정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퇴했다. 포스코는 정권 교체 시기와 맞물려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회장이 교체됐다.

정권 교체가 곧 포스코 회장의 교체를 의미했던 것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 모두가 임기 중 낙마한 이유다.

18일 오전 권 회장은 임시이사회에서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퇴의사를 공식 밝혔다. 사퇴의 변으로 변화를 강조했지만 결국 정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박근혜 정부 때 제8대 회장에 선임됐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최순실씨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사퇴설이 돌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정권의 압박 강도는 세졌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됐고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도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권 회장은 정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퇴를 결정했다. 포스코가 정권의 전리품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포스코는 국영기업으로 출발했다. 때문에 그동안 포스코 회장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창업자인 박태준 초대회장(1968년 4월∼1992년 10월)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2대 황경로 회장(1992년 10월∼1993년 3월), 3대 정명식 회장(1993년 3월∼1994년 3월) 역시 김영삼 정부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4대 김만제 회장(1994년 3월∼1998년 3월)은 김영삼 정부 때 취임해 연임까지 했지만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5대 유상부 회장(1998년 3월∼2003년 3월) 때인 2000년 9월 포스코는 민영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분은 단 한 주도 없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유상부 회장 역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6대 이구택 회장(2003년 3월∼2009년 1월)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권 외압 논란 와중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7대 정준양 회장(2009년 1월∼2014년 3월)도 연임에 성공한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전 회장은 박 전 대통령 시절에 10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에서 제외되는 등 권 회장과 비슷한 과정을 밟은 뒤 사퇴를 결정했다.

포스코의 이같은 흑역사 때문에 권 회장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인사 청탁 논란 속에서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악연을 끊어내는 듯 했다.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권 회장 취임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도 결국 정권의 압박에 무릎을 꿇고 포스코 흑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사퇴와 함께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것 역시 포스코 역대 수장들의 공통점이다. 3대 정명식 회장과 6대 이구택 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권 회장 역시 검찰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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