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에 불똥 튈 가능성 커 문재인 정부 외풍 더욱 거세질 듯 새노조 등 내부 퇴진 목소리 무시못해KT “정치자금 카드깡 의혹” 무관 해명
KT 내부에서도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불법 정치자금법 위반행위를 들어 퇴진하라는 목소리들이 나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격적으로 사퇴하면서 포스코와 같은 총수 없는 기업인 KT의 황창규 회장 거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심리적 압박감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와 함께 총수 없는 기업, 민영화의 길을 걸은 KT는 수장인 황창규 회장이 20여시간 경찰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등 CEO 리스크를 겪고 있다. 권오준 회장과 함께 지난 정부 시절 선임된 황창규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전날 오전 9시32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총 20여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황 회장은 경찰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부터 KT를 정조준하고 있는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있다. 총 3년 간 4억3000만원 규모이며 약 90여명의 국회의원에게 돈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간 KT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 회장이 이런 후원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 회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의 사퇴 이후 황창규 KT 회장의 거취에 주목되는 것은 정권 교체 시 마다 두 회사 CEO 들이 외풍에 시달려 중도 하차하는 사례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KT는 총수 없는 기업이자 공기업을 거쳐 민영화된 기업이다. 다른 대기업들과는 달리 오너가 없어 외풍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포스코와 KT 모두 정권 교체 시기에 CEO가 교체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KT의 경우 검찰의 압박에 이전 두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KT의 경우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지난 2008년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수사가 진행 되던 와중 구속되면서 KT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남중수 전 사장에 이어 KT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석채 전 회장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2013년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다 자진 사퇴했다.
전임 두 CEO가 모두 정권 교체기에 물러난 점을 들어 지난해부터 지속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특히 황창규 KT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시민단체들로부터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황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등과 관련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올해 주주총회에서 KT 회장후보의 추천과 심사 권한을 분리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KT 내부에서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경찰의 소환조사가 진행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는 KT민주화연대가 황창규 회장을 구속수사하라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KT새노조는 경찰 소환 조사가 끝난 18일 “황창규 회장은 KT의 회장직을 유지한 채 사정당국에 소환된 첫 회장”이라며 이사회 차원에서 황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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