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심, 10일 ‘기관경고’ 의결중국 안방보험 해외자산 매각 가능성올해 1분기 순이익 3분의 1로 급감해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현지 정부의 위탁경영을 받으면서 매각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순이익이 60% 이상 급감하는 등 실적까지 급격히 악화돼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제10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수입육류담보대출 부실을 초래한 동양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하는 내용의 부문검사 조치안을 의결했다.
관련 임원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직원에 대해서는 면직·주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심사 과정에서 담보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2016년 말 대출잔액 기준 380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동양생명은 당시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담보물 창고를 검사하던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를 발견했다. 관련 업자들이 담보증상의 담보물을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사기 대출을 받았으나, 담보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차주의 신용상태와 담보물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하고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대출 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보험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동양생명에 대한 제재 내용은 금감원장 결재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최근 매각설이 확산되면서 혼란에 휩싸인 동양생명은 이번 중징계 처분으로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매각설에 이은 중징계 처분은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영업현장에서 고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모든 해외 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한국 자회사인 동양생명, ABL생명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보험업법 위반으로 경영관리 조치를 받은 안방보험은 현재 중국 정부가 위탁 경영하고 있다. 현지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앞선 2월부터 내년 2월까지 1년간 위탁경영팀을 통해 안방보험을 경영하기로 했다.
안방보험은 2015년 6월 동양생명을 인수해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했으며 2016년 12월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추가로 인수했다. 안방생명과 안방그룹홀딩스를 통해 동양생명 지분 75.3%, 안방그룹홀딩스를 통해 ABL생명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안방보험 자회사 편입 이후 일시납 양로보험 등 고위험 저축성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던 동양생명은 지분 매각 시 충당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된다.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채널 초회보험료는 2015년 1~10월 664억원에서 2016년 동기 2조1108억원으로 30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주로 저축성보험 판매 창구 역할을 한다.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뒤늦게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체계를 전환하면서 올 들어 순이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88억원에 비해 762억원(64.1%)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조3274억원에서 1조5027억원으로 8247억원(35.4%), 영업이익은 1489억원에서 512억원으로 977억원(65.6%) 줄었다.
동양생명은 앞서 금융당국이 저축성보험을 무리하게 판매하는 영업 행태에 제동을 걸자 주력 판매 상품을 보장성보험으로 전환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 변경 직후 저축성보험 위주의 외형 성장을 추구했다”며 “6월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사임한 이후 경영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역임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잘 알려진 우샤오후이 회장은 최근 불법 자금 모집을 통한 사기와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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