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공격적인 M&A 행보 이어와도시바메모리·ADT캡스 상반된 행보도시바는 FI 참여·ADT캡스는 FI 유치M&A 재원 고심···비상장사 IPO 유력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은 연이어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확정지었고 SK텔레콤은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했다. 이 두건의 M&A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ADT캡스 인수에는 FI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초 도시바가 메모리 부문 매각 방침을 밝힌 직후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최 회장은 3조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도시바가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으로 선회하면서 인수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털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는 묘안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도시바 메모리의 최종 매각가격은 2조엔(약 19조5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는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약 1조3000억원(1290억엔)은 전환사채(CB)로 향후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을 15%가량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금 가운데 약 8000억원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한 상태다.
SK텔레콤은 ADT캡스를 사모펀드인 맥쿼리와 공동으로 인수했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지분 55%와 함께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 45%는 맥쿼리가 인수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5G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보안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DT캡스 눈독을 들여왔다.
최근 진행된 두건의 M&A 과정에서 최 회장의 고민이 엿보인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그동안 수많은 M&A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잦은 M&A로 인해 그룹의 곳간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K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4년 100% 이하에서 지난해 2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SK그룹의 부채비율은 196.4%에 달했다. 5대그룹 가운데 롯데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물론 당장 현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딥체인지를 완성하기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인수자금 조달에 신경이 쓰일 것으로 예측된다. SK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상장과 관련한 루머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IPO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M&A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루브리컨츠는 그동안 수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SK건설, SK E&S, SK실트론, SK바이오팜 등도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