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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기업 재취업 규모 들여다보니···

공정위 대기업 재취업 규모 들여다보니···

등록 2018.07.06 17:40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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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간 퇴직자 간부 70% 대기업 자리 옮겨법무법인, 공제조합, 언론사 등에도 둥지 틀어전 위원장 “운영지원과, 재취업 알선 역할” 진술

그래픽= 박현정 디자이너그래픽= 박현정 디자이너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의 재취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대기업에 취업 알선을 하고 이를 위원장에까지 보고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이들이 재취업한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달 20일 세종시의 공정위 운영지원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퇴직자 재취업이 운영지원과장, 사무처장, 부위원장, 위원장 순을 거쳐 최종 승인됐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고위 간부들의 재취업이 문제되는 이유는 공정위를 떠난 공무원들이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고, 대기업에 옮겨가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4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된 곳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공정위는 수년간 기업 담합 등을 발견하고도 고발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거나 대기업이 자료 제출 등을 하지 않아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공정위 직원들이 재직 당시에는 ‘봐주기 조사’를 하고 퇴임 후 해당 기업에 재취업해 유착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공정위 퇴직 간부가 재취업해 발생한 전관예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의 재취업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27명 중 18명이 삼성전자, 삼성카드, 삼성물산, 현대건설, 기아자동차, LG, KT, 롯데제과 등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4명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바른, 법무법인 광장 등 대형로펌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상조공제조합, 언론사, 안진회계법인, 포워드벤처스(쿠팡) 등 다양한 곳에 둥지를 틀었다.

1조원대 퀄컴 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난 3월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정위 OB들은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했다가 토해낸 과징금이나 불복 소송에서의 패소율이 매년 급증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2016년 말 국정농단 특검팀 조사에서 “대기업 측의 요청이 있으면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희망하는 직원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공정위 퇴직자 재취업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 쿠팡 등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전직 공정위 주요 인사 2~3명이 현재 현대건설, 기아차 등에 가 있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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