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전차종 음성으로 내비 조작한다

구글·카카오와 협력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커넥티드카 시발점, ICT업계 경쟁 가열 전망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 사진=이어진 기자.

구글이 음성을 통해 내비게이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를 국내에 출시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접목돼 음성만으로 내비 조작, 메시지 전송, 전화걸기 등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와 협력을 통해 시판중인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된다. 카카오와 협력해 카카오내비를 기본 내비게이션 앱으로 적용했다.

구글은 12일 서울 압구정 기아비트360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자동차로 확장해 운전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차량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연결해 휴대폰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을 보유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앱만 설치하고 케이블을 차량과 연결하면 차량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접목돼 내비게이션, 미디어, 전화, 메시지 등의 기능을 음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주행 중 언제든지 음성명령을 통해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는 음성으로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줘”, “엄마에게 지금 출발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줘”라고 하면 명령을 파악해 전화 걸기 및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능 뿐 아니라 벅스, 지니뮤직, 멜론, 네이버 뮤직 등 국내 인기 음악 앱들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협력사다. 구글의 자동차 파트너는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을 출시한 바 있다. 12일부터 한국어가 지원되는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을 시판한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등 현대차 전 차종과 K5, K7, K9 등을 포함한 시판 중인 기아차 전 차종에서 지원된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은 “안드로이드 오토 런칭 감회가 새롭다. 구글과 차량 내 핸드폰 사용 위험을 덜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해 만났던게 2012년이다. 3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5년 미국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론칭했는데 모국인 한국에서 출시 못했었다”면서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은 이미 개발을 완료해 2016년 전 차종에 탑재됐다. 케이블로 연결하면 대부분의 차량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밀지도 반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구글은 자체 내비게이션이 아닌 카카오내비를 기본 내비로 적용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된 카카오내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돼 새롭게 개발됐다.

윤주선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은 “안드로이드 오토 기반 카카오내비를 구현하면서 개선된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핵심은 내비게이션인데 길안내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에 인공지능 비서 어시스턴트가 통합됐다는 점을 지속 강조했다. 음성만으로 제어가 가능한 만큼 편리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오토와 구글 어시스턴트 통합버전 출시 이후 영어 외 처음으로 한국어를 지원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오토를 통합한 것은 올해 2월이다. 영어 외에 언어 지원은 한국어가 처음”이라며 “구글 어시스턴트를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적용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다. 어시스턴트를 통해 미디어,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있으며 핸드폰에서 볼 수 있는 뉴스, 날씨 등을 모두 지원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구글 제공.

구글이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출시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연구개발법인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어에이를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어웨이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기기까지 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경우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을 제네시스에 접목하고 협력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별도 기기 없이 차량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국내 출시로 인해 ICT업체들 간 인포테인먼트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