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산밥캣 지분 전량 처분올초 두산엔진 지분 매각이어 두 번째부채 18조7500억원 부채비율 280%올해 실적 좋아져도 빚 갚는데 다 들어
전일 두산중공업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계열사 두산밥캣의 지분 전량을 시간 외 거래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처분 주식 수는 1057만8070주로 10.55%에 해당한다. 기준가는 3만4800원으로 이번 매각으로 두산중공업은 총 3681억1683만6000원을 확보한다. 이는 지난해 재무제표 자기자본의 5.61%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은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캣 지분을 금융기관에 매각하고 이를 기초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증권사 4곳이 참여했으며, 향후 두산밥캣 지분 매각 때 기준가보다 높으면 해당 차익을 두산중공업에 지급한다. 매각 시점은 두산과 합의가 필요하며, 1년 뒤에도 매각되지 않을 경우 잔여물량은 2019년 12월 3일에 정산한다.
해당 물량은 자회사 두산엔진 매각 때 이관받은 물량으로,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두산밥캣의 2대주주였다. 두산밥캣은 북미에 건설기계 생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인 두산그룹 계열사다. 애초 미국 기업이었으나 2007년 두산그룹이 5조원의 자금을 들여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의 10% 이상 대거 지분 매도에도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그룹의 지배력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두산밥캣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55.3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확보 자금을 차입금 납입에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 화력 등 발전설비와 해수 담수화 플랜트, 환경설비 등을 제작해 국내외 플랜트 시장에 공급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주로 영위하나 탈원전 기조로 2014년부터 실적이 악화했다.
실제 2013년 19조2082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전년 14조5236억원으로 약 25% 정도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4사업연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차입금이 많아 버는 족족 빚 갚기에 급급한 재무사정을 근거로 올해 초엔 모기업인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지난 3월엔 ‘소시어스 웰투시 컨소시엄’에 자회사 두산엔진 지분 1405만5867주 전량을 822억원에 매각하며 악화된 자금 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과거 10여년 전 14만원에 가깝던 주가도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1만4000원대로 추락했다. 과거 최고가 대비 10분의1 수준이다. 올해만 해도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 7월엔 1만34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올해 반기 보고서상 연결 기준 두산중공업의 부채총액은 18조7594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280%를 넘는다. 특히 이중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총 4조9036억4200만원이며, 장기차입금 역시 2조3070억9300만원에 달한다.
별도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5796억원 수준이나 이 중 3개월 이내로 갚아야 하는 차입금이 5000억원이 넘는다. 갚기가 무섭게 늘어나는 빚도 문제다.
두산중공업은 올해에만 회사채·기업어음증권·전자단기사채 등의 방식으로 총 1조3585억6800만원의 채무증권을 발행했다. 주 종속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채무증권까지 합치면 규모는 1조8195억69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비해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동기 4025억원에서 297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금 부담이 높아, 추후 두산중공업의 자구안 진행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상태에 대한 관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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