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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서초사옥 매각 7500억 목돈 어디에 쓸까

삼성물산, 서초사옥 매각 7500억 목돈 어디에 쓸까

등록 2018.08.31 14:42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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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재원 확보”부채비율 낮고 건설업 특성상 현금 투자없어삼전 지분 매입 등 JY 그룹 지배력 활용 해석

이영호 신임 삼성물산 사장과 삼성물산 판교 본사이영호 신임 삼성물산 사장과 삼성물산 판교 본사

서울 강남 서초사옥을 매각하면서 삼성물산이 손에 쥔 7500억원의 사용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여타 건설사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현저하게 낮고 이 회사가 그룹 지배회사인 점을 감안할 때 사실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옥부터 한화종합화학 지분 등 돈될만한 자산은 모두 팔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주식 매입 등 그룹 지배력 강화와 그룹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란 시각이 더 강하다.

3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NH투자증권 컨소시엄에 7484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연면적은 8만1117㎡다. 매각가를 3.3㎡ 단위면적 가격으로 환산하면 3050만원 정도로 국내 오피스 빌딩 중 3.3㎡ 가격이 3000만원을 넘은 것은 이 건물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매각으로 2000억원에 가까운 회계 장부상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이 8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거머쥐는 만큼 사용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측의 공식입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이미 삼성엔지니어링이 있는 서울 강동구 강일동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서초사옥 매각을 발표 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최근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경영실적이 좋은데다가 부채비율도 100% 안팎으로 여타 건설사들보다 크게 낮고 대규모 투자도 크게 필요치 않아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는 점에 꼽혀 있다.

정부의 금산 분리 원칙 압박에 따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 매입이 절실하고 삼성전자 주식 확대 등으로 순환출자 고리도 끊어야하는 지상 미션을 갖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삼성생명 등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을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이 매입해야하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은 시가로 대략 27조원 가량. 보험업법이 개정(3%룰)될 경우 삼성생명은 20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데 이 지분 모두를 이재용 부회장이 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최근 사옥을 매각하는 등 현금 확보에 혈안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의미다.

최근 삼성물산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보유 지분 매각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물산은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지분 24.1%도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에 팔기로 했다. 2015년 삼성이 빅딜을 진행하면서 한화에 넘겨주고 남은 지분이다. 매각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마련한 실탄들은 대부분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이나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사옥부터 주식까지 돈될만한건 대부분 현금화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영호 사장 등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전면 배치된 이유가 지배회사로서의 업무를 더 강화하는 의미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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