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이력에 따른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청사진포스코켐텍 사장 거치며 2차전지 사업 이해도 높아시민단체 ‘부실 리튬’ 최 회장 비리공범 주장은 걸림돌
‘재무통’으로 불리는 최 회장의 과거 경력에 따라 보수적 접근을 통한 안정적인 밑그림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매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영역에 집중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2010년부터 집중한 리튬 사업···가시적 효과 거두겠다는 의지 = 지난 3일 포스코는 ‘5년간 45조원의 투자와 2만명 고용’을 내걸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의 대기업 고용 확대 주문에 발맞추는 동시에 최 회장이 애초 약속한 11월초 취임 100일 개혁과제 발표에 앞선 예고성 투자발표로 해석된다.
이날 포스코는 “미래 신성장 사업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이에 따른 공장 신설을 추진하며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 및 인조 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 등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튬은 전기차와 노트북 배터리 등 2차전지 필수 원료로 쓰이는 소재다. 국내 업체들은 그간 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과 2차전지 업체에 원료로 공급된다. 특히 리튬은 용량 증가와 가벼움을 추구해야 하는 전기차에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신한금융투자는 4일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를 인용해 지난해 110만대에 불과했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5년 1100만대로 약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이력에 주목해 ‘비철강 분야 성장’이라는 취임사에 어울리는 행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기업 재무를 주로 담당했던 이력을 가진 인물이 사업 구상에 보수적이라는 일반적인 시선에 비춰볼 때 최 회장의 청사진은 안정을 꾀하되 파격적이라는 것.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입사 이후 가치경영실장과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는 등 안방 살림에 능한 경영자로 꼽힌다.
포스코의 리튬사업 대규모 투자는 어느 정도 판이 깔린 사업이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호주 자원개발 기업인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아르헨티나 북서부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 북측부분의 광권(광물 채권 및 취득 권리)을 2억8000만달러(약 3120억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곳에서 20년간 매년 2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호주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연간 3만톤 규모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광산도 인수했다. 이곳에서는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t 규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켐텍 사장 지내 이해도 높아···시민단체 비판은 변수 = 최 회장의 ‘리튬 청사진’은 포스코켐텍과도 연결된다. 최 회장은 취임 직전인 지난 7월까지 포스코켐텍 사장을 지냈는데 리튬 사업이 이 회사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를 비롯해 관련 업계에선 일찌감치 포스코의 리튬 신소재에 대한 투자 계획 중 2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인조흑연 등) 부분을 포스코켐텍이 현재 영위하고 있거나 향후 추진할 것으로 봤다. 양극재는 2차전지 소재 원가의 30%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실제 최 회장 내정설이 돌던 7월 초부터 포스코켐텍 주가는 크게 상승해 당시 4만원 중반대를 오가던 시세가 지난 3일 기준 종가 5만900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시장에서 먼저 최 회장의 취임과 포스코켐텍의 향후 핵심사업 투자 가능성에 주가가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최 회장은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의 합병을 추진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하는 등 소재사업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재계와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비판 여론은 넘어야 할 산이다. 시민단체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해외 리튬 투자 부실과 권오준 전 회장의 아르헨티나 리튬광산 투자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은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의 1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가 과거 회장들의 투자부실과 연결지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는 지난 7월 최 회장이 내정될 당시 “최 내정자는 지난 10년 포스코 비리의 공범이자 적폐의 핵심이고 정준양 권오준 전 회장의 아바타”라며 “앞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 비리를 계속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 한 바 있다. 이들은 최 회장이 과거 포스코그룹 감사실장(정도경영실장)을 하며 자원외교와 대규모 해외공사 등 무분별한 투자를 감시하지 않고 분식회계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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