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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예술의전당, 일상의 조각 전시회 개최

익산예술의전당, 일상의 조각 전시회 개최

등록 2018.10.03 18:38

우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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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예술의전당(관장 심지영, 이하 전당)은 4일부터 12월 20일까지 야외광장에서 일상의 조각(Art is Public)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당은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매년 야외조각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야외조각전은 중견 작가들 강용면, 엄혁용, 성동훈, 박찬걸, 한정무의 작품 교류를 통해 지역작가들의 예술 활동의 폭을 넓히고, 예술작품을 생활공간으로 끌어내 향유의 폭을 넓히는 한편, 우리 시대의 작가들이 얼마나 진지한 작가의식을 지니고 조형적 미감을 모색하며 작품을 만들어 내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익산예술의전당, 일상의 조각 전시회 개최 기사의 사진

초대작가는 스틸, 알루미늄을 비롯하여 아크릴, 합성수지 등 각기 다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14점의 작품을 현대적인 재료와 색감으로 조각예술의 조형미를 선보인다.

조각가 엄혁용은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재생과 환원에 대한 내면의 의미를 담아낸다.

작품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로 작가는 고서(古書)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변형시키기 위해 오래된 고목나무, 스테인리스 스틸·알루미늄 등을 결합한다.

출품작 ‘책으로부터Ⅰ’은 나무와 책의 형상을 스테인리스와 동, 알루미늄으로 표현해 나무가 가진 물성을 연구하며 나무와 책이 지닌 독특한 질감과 오브제 사이의 간극을 차가운 금속으로 재해석하여 공간과 양감, 부피감을 극대화한다.

조각가 성동훈은 실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돈키호테 시리즈에 담아낸다.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속 주인공의 삶의 맥락을 끌어들여 번민과 고뇌를 끌어안은 채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현실을 투영한다.

이는 동시대를 돌파하는 작가의 자화상이자 제도권 미술과 대면하고 있는 모든 예술가의 초상이다.

출품작 <동키호테 2018>는 초기 연작 ‘돈키호테’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으로 소에 올라 탄 돈키호테는 여전히 꿈과 이상을 향해 자신의 창을 박력 있게 겨누고 있다.

주인공이 타고 있는 소는 길들여진 소가 아니라 저돌적이며 야생 그대로의 소다. 이는 비이성의 시대를, 광기의 시대를 돌파하며 자신의 본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상징이다.

조각가 강용면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기존질서에 대한 부정, 사회의 갈등 문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만의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PC(polycarbonate), 아크릴, 자동차 외장 도료, LED 등 전통 조각에서 사용하지 않은 소재를 활용하며, 직접 만든 전기 가마와 자동차용 도장(塗裝) 기계를 이용해 투명 아크릴을 구부리고 색을 입혀 이어 붙이는 작업을 지속한다.

출품작 <응고>는 사회의 불평등, 작가 관점에서 느꼈던 불합리한 현실 사이의 교차점을 찾고 응어리진 현실을 자신의 조형언어로 풀어낸다.

철골과 망으로 뼈대를 잡은 구조물의 겉면에 손으로 접착제를 덧칠해 완성한 작품은 현대인 혹은 작가 자신의 응고된 감정의 발현으로 조각가 박찬걸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등장인물과 르네상스 시기의 조각상에 새로운 호흡을 부여하고 현대조각의 리듬감을 제안한다.

작가는 일종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거장의 작품 가운데 인물의 형상을 선택하고 3D화시킨다. 이 때 작가는 인체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하니라 일부를 비우고, 공간적 틈을 열어 놓음으로서 원본과는 다른 공간의 미학을 부여한다.

출품작 <다비드상>은 보편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새롭게 가공한 작품인데 얇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수직의 철제 봉에 쌓아가며 형태의 리듬감과 입체감을 살려내고 작업 과정에서 임의로 부여한 층과 결은 관람객에게 다양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조각가 한정무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바라본다. 안과 밖, 주체와 타자, 막힘과 뚫림, 음(陰)과 양(陽), 채움과 비움, 찰나와 영겁 등 일반적으로 이분법적이고 상반된 관계항의 개념을 기저에 깔고 있다.

작품의 독특한 표현수단은 중심축과 회전이다. 직사각형과 원형, 원통형 등 주로 직선과 곡선이 가진 최소한의 개념을 바탕으로 교차점을 추출한다. 서로 다른 크기의 조각을 이어 일정한 궤적을 만드는데, 이는 찰나의 순간, 시간과 공간의 만남이라는 확장된 개념을 포괄한다.

이번 전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에서 조각의 역할을 살펴봄과 동시에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웨이 우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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