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간담회서 "몸값 높여 팔겠다" 공언대우 플랜트사업본부 사상 첫 강제 유급휴가 회사측 "실적 나빠 불가피···노조 협의사항"판관비 등 긍정적···몸값 두배 올릴 복안은
이달 대우건설의 플랜트사업본부 강제 유급휴가 실시가 이동걸 산은회장 대우건설 매각 발언과 맞물리며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건설과 대우건설 노조측은 이번 유급휴가가 지난 5월 단협을 체결하면서 인력운영안을 시행하는 수준으로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더욱이 대림사업 등 일부 경쟁사들도 해외 유휴인력에 대한 유급휴가를 실시한 사실이 있는 만큼 구조조정 등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에선 현재보다 두배 넘는 가격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고 이동걸 회장이 발언한 이후 강제적인 유급휴가라서 가치제고 등 산은의 모종의 속내가 아니냐는 시각도 떠오르고 있다.
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이 이끄는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올해 초 호반건설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려고 했으나 모로코 사피 등 해외 사업장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에 실패했다.
이후 2020년까지 대우건설을 재매각하겠다고 산은이 천명한 이후 최근 CEO인 이 회장이 재차 매각방침을 천명하면서 매각의지를 시장에 각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이 회장의 몸값 두배 불린 후 재매각 공언 이후 대우건설이 플랜트 부문 임직원 강제 유급휴가를 결정되며 산은과 대우건설간의 연결고리 등 의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
특히 산은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에도 대우건설 임원 3분의 1을 사실상 정리해고하고 일부 조직도 통폐합하는 등 슬림화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있다보니 더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회사측은 플랜트 부문 실적악화에 따른 것으로 대림산업 등 여타 경쟁사들이 플랜트 사업부문에 휴급휴가를 실사한 바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측도 산은 등 사측과 단협을 추진할 당시 인력운영방안으로 합의된 사항으로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유급휴가로 판매관리비(인건비·연구비·광고비 등) 등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는 만큼 실적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실속을 올릴 수 있는 산은과 대우건설의 ‘신의 한수’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판관비로 2143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02억원 높아진 액수로 인건비 등을 아끼면 영업이익이 늘면서 당기순이익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삐딱한 시선도 존재한다. 이동걸 회장이 직접 매각 의지를 재차 공표한 이후 대우건설이 플랜트 부문을 포함한 전사적인 유급휴가를 실시해서다. 구조조정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조직차원의 개편의 신호탄으로도 업계에선 의심할 수 있어서다.
실제 대우건설은 플랜트 사업부문은 물론 다른 여타 본부들도 일부 신청자를 받아 유급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게다가 대우건설은 일부 부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상시적인 인력 미세 조정은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수장에 오른 김형 사장에게도 시선이 몰린다. 알제리 폴란드 등 국내외 현장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사장은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표로 삼고 대우건설 가치제고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면 수주 등 실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조직 슬림화 등 조직 개편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아직 임기 초반이라서 구조조정이나 조직 개편 등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임기가 채워지는데도 주가가 바닥을 면치 못하는 등 실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가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의 대우건설 매각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협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직적인 차원도 계속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유급휴가도 산은의 입김과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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