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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윤석헌, 감독정책 놓고 또 신경전···연초부터 시각차 뚜렷

최종구-윤석헌, 감독정책 놓고 또 신경전···연초부터 시각차 뚜렷

등록 2019.01.02 18:08

수정 2019.01.02 19:1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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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감독정책 방향에 각자 반대의견崔 “감독 수위 낮추자” vs 尹 “검사는 필요”범금융인 신년인사회서 새해 첫 대면 주목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금융당국의 감독 정책을 두고 당국의 양대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연초부터 날선 신경전을 벌일 태세다. 종합검사 등 강성 감독책을 막겠다는 최종구 위원장의 뜻에 윤석헌 원장이 종합검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의견 대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나란히 지난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2019년을 맞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두 사람 모두 금융 시장의 안정과 엄정한 시장 질서 확립 등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권익이 향상되는 해가 되자는 뜻을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다.

무엇보다 금융 소비자들에 대한 보호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의견 방향이 정확히 같았다. 최 위원장은 “이제부터는 금융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입게 될 각종 혜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윤 원장은 “올해 중점 과제는 여전히 금융 소비자 보호”라고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있었다. 최 위원장은 금융 산업의 발전 속도를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혁신의 발목을 잡는 과도한 금융 감독 행태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언급한 ‘과도한 금융 감독 행태 개선’은 금감원 측이 진행하고자 하는 각종 검사의 수위를 낮춰 금융회사의 자율적 경영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윤 원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고자 한다”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며 검사 부담을 줄여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해 금융사에 감독 목적 달성 유인을 부여하고 내부통제능력과 위험관리능력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의 말을 해석하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에 대한 일정 기준의 능력이 부족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금융회사 종합검사가 굳이 필요하겠느냐”고 따졌던 최 위원장의 의견과는 정반대의 의견이 나온 셈이다.

신경전의 전조 현상은 지난해 말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 차례 나왔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이 스스로 없앴던 종합검사를 이제 와서 다시 부활시킨 것에 대해 금융위 측의 우려가 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검사 강행 의지를 고집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금감원은 업무 파트너이고 서로 간의 갈등을 원치 않는다”며 기관 간의 불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해왔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두 기관 간의 사이가 꽤나 불안해진 상황이다.

사실 금융위가 금감원의 검사 강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 금감원의 금융회사 상대 검사 진행 권한은 금감원의 고유 권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무리 금융위가 조직 구조상 상위 기관이라고 해서 금감원의 검사를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말 예산 문제를 두고 꽤나 불편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금감원 노조 등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해체를 언급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를 언급한다면 금감원 측이 월권행위를 중단하라고 맞받아 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두 기관 간의 감정싸움은 더 심화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수장의 새해 첫 만남이 주목되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3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범금융인 신년인사회 자리에 나란히 참석한다. 이들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함께 VIP 인사로 분류돼 같은 테이블에서 건배를 함께 하게 된다.

그동안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안팎에서 불화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국회나 기관 안팎의 행사에 함께 참석할 때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2일 진행된 금감원 창립 20주년 기념식에도 최 위원장이 축하 영상을 보내기는 했지만 이는 의례적 의식이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신년사를 통해 같은 정책 사안에 대한 두 수장의 뜻이 다르다는 점을 드러낸 만큼 새해 첫 만남에도 두 사람이 웃으며 만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관 간의 불화가 지속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금융회사와 금융 소비자라는 것을 두 수장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기관 간 신경전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감독 정책을 펼 수 있는 묘책을 내는 것이 새해 금융당국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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