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임지선 단독대표 체제 이후 첫 성적표 ‘우울’‘유시민 테마주’ 주목에 10월 이후 주가 112.17%↑경기침체·대기업 공격 마케팅에 ‘잎새주’ 매출 시들
임지선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한 뒤 실적은 뒷걸음질 쳤으나 임 대표가 사외이사로 영입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효과에 주가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1월 2000원선을 넘는 등 고공행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지난해 전년대비 17.6% 감소한 매출액 820억,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해 전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27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해양조 측은 “소주제품의 매출 부진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시장수요가 급격하게 하락된 제품군과 관련된 구축물 및 기계장치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으로 기타영업비용 또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보해양조는 2015년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6년 매출액 1155억원, 영업손실 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2011년 창해에탄올에 인수된 뒤 처음이었다.
이후 보해양조는 2017년 지점통폐합, 임직원 희망퇴직 등의 노력으로 2017년 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성공했으나 올해 다시 적자전환하며 분위기 반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매출액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23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 1155억원, 2017년 996억원, 2018년 82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매출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소주 브랜드 ‘잎새주’의 시장점유율 하락이다. 2015년 3분기 기준 552억7291만원이었던 잎새주 매출액은 2018년 3분기 294억4449만원으로 46.01%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2000년대 중반 광주·전남 지역에서 70%를 넘는 압도적인 소주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최근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점유율이 50%대까지 하락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보해양조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조직 통·폐합,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 단행을 결정하고 조직운영 효율화를 위한 개편을 진행했다. 실적부진에 2년만에 다시 구조조정 칼을 꺼내 든 것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조직개편 작업은 작년말 마무리된 상태며 약 5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주 매출 하락이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경기침체 영향과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방 주류 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작년 3월부터 단독 대표를 맡은 ‘오너 3세’ 임지선 대표의 경영능력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임 대표는 2017년 채원영 전 대표가 실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자 2018년부터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영에 참여해왔으며 2015년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해외 영업을 주도하며 중국 알리바바 입점 등 굵직한 성과를 냈기도 했다.
임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보해양조가 지나온 68년 역사를 돌아보며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새롭게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1년 뒤 씁쓸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한편 고꾸라지는 실적과 달리 보해양조의 주가는 작년 하반기부터 고공행진 중이다. 실적보다는 ‘유시민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유 전 장관의 정계복귀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10월 급락장에서 ‘유시민 테마주’로 상승하기 시작해 10월 1일 879원에서 2월 21일 종가기준 1865원으로 10월 이후 112.17% 상승했다. 유 전 장관이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으나 다양한 의견이 나오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보해양조 사외이사 임기는 2020년 3월24일까지다.
최근 보해양조는 실적개선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8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B2C플랫폼 ‘T-mall’에 한국 주류회사 최초로 입점했으며 YG와 함께 만든 크렁크바가 올해부터 중국 노래방 체인 하올러디에 입점했다.
또한 최근에는 필리핀 현지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천년애’를 수출하기로 했으며 3월초부터 현지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급격한 실적 개선 보다는 이를 교두보 삼아 시장을 넓히는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중국시장에 집중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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