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스타트업 투자 펀드 설립삼성화재는 업체 육성에 400억 출자경기침체·자본규제로 보험영업 악화현성철·최영무 사장 “성장동력 발굴”
9년만에 보험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한 삼성생명과 손해율 상승으로 적자폭이 더 커진 삼성화재 모두 신(新)시장 개척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투자를 위한 전략펀드(CVC) 설립을 추진한다.
김대환 삼성생명 부사장(CFO)은 지난 21일 ‘2018년 결산실적 발표회’에서 “유망한 신기술 또는 신사업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인슈어테크 역량을 확보하고 보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현재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설립 시기와 투자 규모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화재도 유망 인슈어테크업체 육성에 400억여원 투자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업체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화재는 계열사 삼성벤처투자가 지난달 결성한 ‘SVIC 44호 금융 R&D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총 396억원(99%)을 출자한다.
삼성화재는 금융감독원에 해당 출자조합에 대한 자회사 설립 신고를 완료했다. 자본금 20억원을 납입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투자 시 분할 납입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이 같이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보험영업환경 악화로 미래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국내 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에 자본규제 변화, 손해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보험영업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978억원으로 전년 9407억원에 비해 8571억원(9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1조429억원에서 1조571억원으로 142억원(1.4%)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본업인 보험영업손익의 경우 삼성생명 이익에서 손실로 돌아섰고 삼성화재는 손실폭이 확대됐다.
삼성생명의 보험영업손익은 9016억원 이익에서 1조273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보험영업손익이 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9년만이다.
삼성생명의 보험료 수익은 16조5156억원에서 16조10억원으로 5146억원(3.1%) 줄어든 반면, 지급 보험금은 11조8838억원에서 13조4784억원으로 1조5946억원(13.4%) 늘었다.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한 가운데 실손의료보험을 중심으로 보험금 청구가 늘어 손해율이 상승한데 따른 결과다.
삼성화재의 보험영업손실은 5109억원에서 6161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원수보험료가 18조234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계절적 요인과 원가 상승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6%에서 85.3%로 4.7%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인 77~78%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과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 사장은 “2019년 보험산업은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강자는 재도약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사라지는 등 기업 경쟁력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며 “지속적인 혁신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기술,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장기간 이어진 내수 침체의 영향이 심화되는 등 올해 보험산업의 양적, 질적 기반 약화가 예상된다”며 “자동차보험은 경쟁력이 차별화된 영역을 추가 발굴하고 일반보험은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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