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 서울패션위크 스폰서 계약 연장 없어생명다양성재단 후원도 작년 하반기 종료프랑스 향수공장 매각·용인산단 계획 철회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 헤라(HERA)는 3년간 이어온 서울패션위크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헤라는 지난 2015년 열린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1년간 이 행사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후 헤라는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해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약 10억원을 지원하며 서울패션위크에 오르는 디자이너 컬렉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 전반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올해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타이틀 스폰서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타이틀 스폰서는 종료하기로 했으나 브랜드 콘셉트와 연계 가능한 패션 디자이너 컬렉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 지원은 계속 이어나가며 헤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차별적인 메이크업 룩을 발신하는데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공 들여온 사회공헌 활동도 일부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시작된 생명다양성재단에 대한 후원을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5년만에 종료했다. 생명다양성재단은 동물과 환경 관련 학문의 연구를 지원하는 공익법인으로, 2013년 재단 설립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4억원을 후원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재단 활동을 지원했다. 서 회장이 이 재단의 자문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생명다양성재단 후원 종료에 대해 회사 측은 “기업은 물론 브랜드 차원의 자체적인 환경보전 활동에 집중하면서 외부기관에 대한 후원을 자연스럽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프랑스 샤르트르 향수 공장을 최근 크리스챤 디올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공개하지 않기로 양사가 합의해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 샤르트르 공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4년 지은 첫 해외 생산공장이다. 1990년 프랑스 샤르트르에 첫 현지법인을 설립한 아모레퍼시픽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향수 시장을 공략하기로 결정하고 1997년 롤리타 렘피카(Lolita Lempicka)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가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설립한 공장이 이번에 매각한 샤르트르 향수 공장이다. 샤르트르 공장에서는 그 동안 롤리타 렘피카를 주로 생산해왔는데 롤리타 렘피카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최근 종료되면서 이 공장을 팔았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이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약 1600억원을 들여 조성하기로 한 용인 뷰티산업단지 사업도 전면 백지화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7년 3월 경기도, 용인시와 MOU를 맺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처인구 이동면 일대에 대규모 화장품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착공해 2020년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첫삽을 뜨지도 못한 채 계획이 전면 무산됐다.
아모레퍼시픽이 투자와 후원 활동을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2017년과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하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2017년 5조1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5조2778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나는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 5964억원, 지난해 482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7%, 19.2%씩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고꾸라지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도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494억7351만원으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8% 늘어난 6조782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3.1% 줄어든 3763억원에 머물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밑돈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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