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등 전현직 고위관료 아파트 2채 이상주무부서 국토부는 강남·분당 등 소유자 많아송형근 환경부 실장 수도권 등 부동산만 5채정치권 “대책 발표해도 신뢰 안가는 게 당연”
지난 22일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작년 12월2일부터 올해 1월1일까지 임면된 전·현직 고위공직자(91명)에 대한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공개했다. 이중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이 확인됐다. 특히 최근 부처를 떠난 고위직 공무원들 대부분도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김 전 부총리는 본인 명의 부동산으로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공덕 자이 아파트 114.99 ㎡형(이하 전용면적) 8억5000만원 전세,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건물 31.29㎡ 형 2억140만원과 배우자 명의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건물 59.98㎡형 6억5100만원을 신고했다.
고형권 전 기재부 1차관 또한 본인 명의 부동산으로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뉴현대리버빌 건물 163.48 ㎡형 9억2872만원과 배우자 명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솔뫼마을현대홈타운 건물 164.56 ㎡ 중 29.92 ㎡형 5272만원을 신고했다. 이 전 차관보는 본인 명의 부동산으로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 140.81 ㎡형 12억4000만원을 신고했다.
국토부를 떠난 고위공직자들 다수도 다주택자들이다. 김재정 전 기획조정실장 역시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현대아파트 건물 95.40㎡ 중 47.70㎡ 3억8150만원과 강남구 도곡동 대지 264.00㎡ 중 67.76㎡ 건물 668.36㎡ 중 171.54㎡ 2억3000만원의 임차권을 소유했다.
현재 최정호 후보자가 문제가 되는 것은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다주택자라는 점에서다. 그는 1996년 경기 성남 분당구 아파트를 사들여 거주하다가 인사 검증 단계인 지난달 18일 장녀 부부에게 절반씩 쪼개 증여한 뒤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60만 원의 임대차 계약을 맺고 그 집에 계속 살고 있다.
아울러 최정호 후보자는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하던 2016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반곡동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았다. 이 펜트하우스의 최근 가격은 13억∼14억 원으로 분양가(6억8000만원)보다 7억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만을 신고했지만, 편법 증여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 세종시 아파트가 준공되면 다시 다주택자가 된다.
다주택자들은 현직에 있는 고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환경부 송형근 자연환경정책실장은 부동산만 5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한양목련아파트(2억원)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속천동 진해유진에코블루스카이 아파트(7050만원) 외에도 경기 군포시·충남 천안시에 근린생활시설 3채를 뒀다. 부인 명의의 상가 2채까지 더하면 무려 7채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혜택을 줄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정호 후보자 외에도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여전히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며 제가 공직에 입문하던 시절의 초심은 물론, 저의 삶과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됐다”며 “국민의 마음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도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토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의 엄중한 비판을 소중하고 값진 교훈으로 가슴 깊이 새기고, 공복으로서의 신념과 가치관을 다시 갈고 닦아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임을 거듭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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