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지키려면 에어부산 등 LCC 매각 불가피장남 박세창 경영 손 떼라는 채권단 노골적 압박엔 고민
12일 재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거절했다. 금호그룹은 박 전 회장 일가의 지분을 전량 담보 제공하고 그룹사 자산 매각, 인력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펼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실질적인 자구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준의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금호그룹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 그룹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만큼, 매각이 곧 그룹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보호하면서, 채권단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자구계획을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상응하는 대안도 내놔야 한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을 매물로 내놓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시장에서도 알짜 자산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매각을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상장한 에어부산은 당장 현금 마련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4.2%(23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기준 에어부산 주가는 6980원.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매각시 16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매각설이 불거진 지난 11일 에어부산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늘(12일)도 전일대비 16.53% 올랐다.
매각 이슈가 지속될 경우 에어부산 주가는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2만원대로 치솟는다 가정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은 46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된다. 이날 제주항공 4만1200원, 진에어 2만6250원, 티웨이항공 8190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에어서울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로 작년 말 기준 장부가는 6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항공면허와 노선 등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1000억원 전후로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위기가 박 전 회장의 경영실패에서 비롯된 만큼, 아들인 박 사장으로의 경영승계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은 박 사장으로 경영승계가 이어진다면, 사실상 박 전 회장이 실권을 유지할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전 회장이 주요 알짜 계열사 매각과 함께 3세 경영을 포기해야만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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