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르면 같은 달부터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가 1.5~2% 인상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보상 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의 표준약관 개정안을 다음 달 1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차사고의 피해자의 상실수익액, 위자료, 휴업손해액 계산 시 적용되는 취업가능연한이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노동가동연한은 노동에 종사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이다. 사망하거나 노동력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된다.
보험사들은 현행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라 취업가능연한 60세를 기준으로 사고보험금을 지급하되 소송 제기 시 법원의 확정 판결에 의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자동차사고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취업가능연한이 65세로 계산된 사고보험금을 지급하지만,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 기준인 60세로 계산된 사고보험금을 지급해 문제가 발생한다.
또 자동차사고 발생 시 중고차 시세 하락 손해 보상 기간을 기존 출고 후 2년에서 출고 후 5년으로 확대한다.
현행 보상금액은 5%씩 상향 조정하고 출고 후 2년 초과, 4년 이하 차량에 대해서는 수리비의 10%를 시세 하락 손해로 보상한다.
자동차보험은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 외에 중고차 가격 하락분을 보상하는데 현행 표준약관은 출고 후 2년 이하, 수리비가 차량가액의 20% 초과 시 이를 보상한다.
이로 인해 보상액이 실제 시세 하락 정도에 비해 너무 적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출고 후 2년을 초과한 차량도 사고 발생 후 중고차 매매 시 시세 하락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표준약관 개정에 따라 지급 보험금이 늘어나게 된 손보사들은 이르면 같은 달 자동차보험료를 최고 2% 인상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 보험료를 1.5~2% 인상하는 내용의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해 결과를 회신 받았다.
앞서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 취업가능연한을 65세로 높이면 지급 보험금이 약 1250원 증가해 최소 약 1.2%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손보사들은 지난 1월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가량 인상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차량 정비요금 인상과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에 따른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 요인뿐 아니라 인하 요인도 있다며 인상폭 최소화를 주문하고 있다.
실제 다음 달부터 경미한 자동차 손상 시 부품 교체비가 아닌 복원수리비 지급 대상이 현행 범퍼 1개에서 도어, 펜더 등 7개로 확대된다. 사고 정도가 경미한 경우 차량 안전에 지장이 없는 외장부품에 대해서는 판금, 도색 등 복원수리만 인정한다.
가벼운 차량 접촉사고에도 무조건 외장부품을 새 부품으로 교체하는 과잉수리 관행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와 사회적 비용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하주식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지난 24일 참고자료를 통해 “자동차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지만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사업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을 선행해 인상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 요인의 비중이 더 크다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취업가능연한 상향 조정과 중고차 시세 하락분 보상 기간 확대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요인에 비해 경미 손상 복원수리비 지급 확대에 따른 보험료 인하 요인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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