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장항기 CFO 겸 부사장 임명최고변화혁신 책임자 인선 곧 마무리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경영진 재편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 7월 모회사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50.75%) 모두를 인수 받아 대우건설 새 주인으로 등극한 지난달부터다.
8월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룹 출신 정항기씨를 CFO 겸 부사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조만간 미래전략본부의 최상위 조직책임자인 CTO(Chief Transformation Officer·최고변화책임자) 인선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DB산은 체제에서 임명한 외부출신 김형 사장을 비롯해 새 부사장인 정항기 CFO, CTO 등 경영 삼각편대 구축으로 대우건설 밸류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우건설 공채 대우맨이 모두 배제되고 외부출신으로만 새 경영진이 채워지는 데다 새 CTO마저 산업은행 출신 인사를 기용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돌아 이목이 쏠린다. 더욱이 KDB산은의 지상 목표인 매각은 낮은 주가와 높은 장부가 등으로 당장 매각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경영진 재편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대우건설은 현대증권 출신 정항기씨의 CFO 선임과 함께 회사 정관에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라 밝혔다. CFO 선임과 정관변경의 건은 이달 1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지분 전량(50.75%)를 이 회사에 넘겼다.
새 주인이된 KDB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 재편은 이미 예고됐었다. 이대현 대표이사가 지난 7월 KDB인베스트먼트 출범식 기자간담회에서 새 CFO와 재무 인사 등 실무 책임자를 투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었기 때문.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우건설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뒤 이를 중심으로 발전가능성이 있고 잘 하는 분야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성과 중심, 부서 협업 등의 조직문화를 마련해 회사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KDB인베스트먼트는 CEO·CFO·CTO 경영 삼각편대 구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산은체제에서 임명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외부출신 김형 사장 체제를 중심으로 CFO와 CTO를 연이어 투입하면서 사실상 직접 경영에 가까운 체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KDB인베스트먼트 체제 이후 첫 고위직 인사인 정항기 부사장 겸 CFO 기용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5일부터 선임된 정 CFO는 1964년 2월생으로 현대건설, 현대증권 기획본부장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선진콘트롤엔엑세스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와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상무, 현대증권 경영기획본부장 현대카드/캐피탈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쳐 정통 현대맨이란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정 부사장은 재무구조 개편 뿐아니라 리츠 등 신사업 박차에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인물.
선임 이력도 남다르다. 지난 2010년 산은 인수 이후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외부출신 인사가 CFO에 오른 사례는 정 부사장이 처음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조현익 전 기업금융본부 부행장, 임경택 전 개인금융부문 부행장, 송문선 전 경영관리부문 부행장 등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을 내부CFO로 기용해왔다.
이번 CFO인사로 대우건설 공채출신인 김창한 CF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진에서 대우 공채 출신이 대부분 빠져 순수 외부출신들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KDB인베스트먼트은 새 CTO도 곧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시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 새 조직도에 미래전략본부 상위 조직으로 CTO 자리를 마련하고, 최고책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TO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야심차게 공들인 새 조직으로 대우건설을 밸류업 하기 위한 모든 혁신 과제들을 추진하고 책임지는 자리로 알려졌다.
기존 대우건설 기업가치제고본부를 CTO직으로 격상한 것이다.
다만 CTO에 기존 KDB산업은행 고위 간부 출신이자 KDB인베스트먼트에서도 고위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 이미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돌아 대우건설 안팎에선 일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인물에 대해 김형 사장과 일부 임직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여전히 안갯속인 점도 반영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4210원(2일 기준)으로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대우건설 장부가는 1조3600억원으로 가격에 비해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보기엔 너무 비싼 측면이 있다.
물론 KDB인베스트먼트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설때는 가격을 조율하는 등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하겠지만, 4000원대 초반 주가는 매각가 1조원을 받기에도 버거운 주가라는 평가가 적지 않아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임원들이 오가며 보고를 받는 등 직접 경영에 가깝다는 얘기가 있다. 새 경영진을 구축도 이런 연장선으로 대우건설 밸류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기존 산은 인사 자리 만들기 의혹과 더불어 낮은 주가 등으로 매각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시각도 있어 시장에 신뢰를 줄수 있는 행보가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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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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