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영평가 3년 만에 ‘B등급’ 상향2020년 예산도 3630억원으로 2.1% 상승두 수장 노력에 금융위·금감원 관계 호전 금감원 인사는 관건···부원장 구성에 이견
상반기까지만 해도 날 선 공방으로 불협화음을 냈던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금융당국 두 수장의 노력에 크게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회의에서 2020년도 금감원 예산을 3630억원으로 확정했다. 2019년의 3556억원 대비 2.1% 늘어난 금액이다. 인건비와 경비, 사업예산 등 부문에서 골고루 증액했다고 금융위 측은 설명했다.
동시에 금감원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B등급’을 받았다. 채용비리 여파에 2017년과 2018년 연속 ‘C등급’을 받았으나 3년 만에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당시 금융위는 금감원의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0.2% 삭감했었다. 인건비(2121억원)와 사업예산(292억원)은 각 0.8%, 7%씩 올렸으나 경비를 5% 깎으면서 전체 예산이 줄었다.
이를 놓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표면화했다는 해석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양측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위반과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대출 제재, 특별사법경찰관 운영안 등에 상반된 입장을 내세우며 대립한 바 있어서다.
그러나 두 기관의 악화된 관계는 은성수 위원장 취임 이후 차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은성수 위원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9월 윤석헌 원장을 찾아 ‘한 팀’으로서의 소통을 약속하고 ‘2인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한 게 신호탄이 됐다.
이에 힘입어 금융위와 금감원은 올 연말 금융권을 달군 핵심 이슈에서도 별다른 충돌 없이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DLF 대책’이 대표적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은행의 신탁상품 판매를 제한했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영업관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윤석헌 원장의 철학을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반대로 ‘토스뱅크’에 예비인가를 내준 인터넷은행 심사 땐 금감원이 금융위에 힘을 실어줬다. 상반기 토스뱅크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던 금감원 외부평가위원회가 이번엔 토스 측 자본적정성 개선 노력을 높이 사며 적격 판단을 내리면서다.
‘DLF 규제’는 윤석헌 원장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는 은성수 위원장이 각각 신경을 기울여온 사안이었다. 즉,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 서로 원하는 성과를 하나씩 챙긴 셈이다. 이로 미뤄 금융권 전반에서는 양측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남은 관건은 금감원의 임원 인사다. 윤석헌 원장은 개혁적 성향의 인물을 중용하고자 하는데 금융위 측이 의견을 달리해 아직 인사를 확정짓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임원의 잔류 여부를 놓고 협상 중이란 후문이다. 금감원 부원장 4명은 금감원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장이 승인하는 자리다. 논의가 길어질 경우 금감원의 임원인사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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