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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나쁜 에어서울···흑자전환 언제?

[항공사 九사九생⑧]‘운’ 나쁜 에어서울···흑자전환 언제?

등록 2020.01.22 07:4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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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비수익 노선 넘겨받아 출범日 노선 의존도 70%···자연재해·보이콧에 수익 급감LCC 유일 中 장자제 취항···러시아 등 중거리 진출계획HDC현산 유증 후 자본잠식률 낮춰야···재매각 가능성

사진=에어서울 제공사진=에어서울 제공

에어서울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빨리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넘겨받아 출범했지만, 희망은 있었다. 주로 취항하던 일본 소도시가 인기 여행지로 부상했고, 짧은 비행거리는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흑자전환은 쉽지 않았다. 2018년 일본의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연휴 성수기를 누리지 못했고, 2019년엔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 장기화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에어서울은 일본 특화 전략을 버리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을 추진한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빠른 시일 내 턴어라운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안정적인 경영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비수익 노선으로 시작···일본발 연속 악재에 ‘적자늪’=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다. 2015년 4월 적자를 내던 아시아나항공의 일본·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탄생했다. 말 그대로 ‘돈 안되는 노선’만 넘겨받았다. 초기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였지만, 인천공항을 모기지로 한 덕분에 경쟁 LCC보다 손쉽게 탑승률을 확보했다.

에어서울은 출범 4년차인 2018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정했다. 일본 소도시를 중심으로 자체 노선을 신규 발굴하며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6년 나가사키 노선을 필두로 다카마쓰, 도야마, 시즈오카, 요나고, 우베, 히로시마 등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는 이색 노선에 독점 취항했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적자탈출은 녹록치 않았다. 에어서울은 취항 첫 해인 2016년 매출 169억원, 영업적자 21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매출 108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적자폭은 259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에어서울은 수장을 조기 교체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영업맨 출신인 조규영 대표이사 사장을 투입했고, 곧바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과감한 비용절감과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다. 연간 회원권 개념의 ‘민트패스 J’가 대표적이다. 에어서울은 2018년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1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석연휴 성수기를 앞두고 일본을 강타한 태풍과 지진 등 돌발 악재로 간사이 공항이 장기간 폐쇄됐다. LCC 업체들은 일본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 급감이 불가피했다. 특히 일본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에어서울은 타격이 더욱 컸다. 이 기간 매출 2215억원, 영업손실 16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역시 운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 일본의 무역보복 여파로 일본 여행 보이콧이 본격화됐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쟁사들은 일본 노선 운영을 중단하고 동남아나 중국 등으로 기수를 돌렸다. 에어서울 역시 김포~제주 등 국내선에 신규 진입하고 보라카이 노선을 증편했다. 하지만 이미 공급 과잉이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어서울 재무흐름이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지속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 명령 이후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유지되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하게 된다.

에어서울은 2018년 자본잠식률 63.4%, 부채비율 971.8%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약 3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흐름대로라면 2021년께 면허를 빼앗길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위기 돌파···합병·재매각은 ‘변수’=에어서울은 올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빠른 시일 안에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국제선 단거리 중심으로 운영하던 기존 사업계획을 과감히 버렸다. 또 중국 노선에 진출하며 LCC 중 유일하게 배분 받은 인천~장자제 노선에 취항했다. 장자제 노선은 첫 달부터 흑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서울은 연간 1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와 나트랑에도 취항하며 중거리 노선 비중 확대도 추진한다. 기존 다낭과 괌 노선은 야간 비행 스케줄을 오전 출발로 조정해 탑승객 편의를 높였다.

아울러 올해 대만과 중국 산동반도, 베트남 퀴논(꾸이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취항할 계획이다. 특정 노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관리하고, 여객수요가 확보된 노선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그림이다.

모회사가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수되면서, 덩달아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HDC현산이 에어서울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단행해 현금을 지원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나 재매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에어서울은 자체적인 사업 경쟁력이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해 추가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사전에 차단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인수자가 원할 경우 분리매각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HDC현산이 매각을 시도할 경우 신생 LCC가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

신생 LCC들은 최소 3년 이상 거점공항을 유지해야 하는데, 에어서울을 인수하면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를 띄울 수 있게 된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모기지로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 장거리 LCC를 표방한다.

특히 에어서울이 보유한 항공기 7대를 얻을 수 있고, 운수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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