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EU 간 통화스왑 하자”

주한 EU대사 초청 기업인 간담회서 요청

유로화는 세계2대 기축통화···“금융 안전망”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한EU대사를 만나 경제 협력과 기업 금융 안전망 확보를 위한 통화스왑을 제안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의 최대 투자 경제권인 EU와 통화스왑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경련은 12일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대사 초청 기업인 조찬간담회’에서 이런 통화스왑 체결 제안과 더불어 기업인 출입국 제한 완화와 유럽 현지 진출 우리기업 지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한국 굴지의 기업들이 유럽 27개국에 진출해 있고 한국인의 일상에 유럽산 제품들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등 양국 간 협력이 긴밀하다”면서 “코로나 위기인 지금이 바로 원-유로화 통화스왑 체결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부회장은 미하엘 대사에게 이를 EU집행위에 적극적으로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 부회장은 “세계 2대 기축통화인 유로화와의 통화스왑이 한국과 EU 양대 경제권과 양측에 진출한 기업들 모두에 필요한 금융 안전망이자 상징적인 경제협력 장치”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EU는 ‘한-EU FTA’를 통해 양 경제권의 교역 확대와 기업의 투자를 지원해왔지만 통화스왑 추진은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미국, 중국, 캐나다, 호주 등 8개국과의 양자 간 통화스왑을 맺고 있으며 ‘ASEAN+3개국’과는 다자간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있다. 외환거래 통화비중이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순서임을 고려하면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왑은 6개월 한시적으로 체결한 미국이 유일하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특히 한국과 EU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86억불(약 132조원)로 양 경제권에 진출한 한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총 3200개가 넘는다. 실제 EU는 한국의 수출 3위와 수입 2위의 주요 교역 대상국이며 한국은 EU의 수출 8위와 수입 7위 대상국이다. EU는 지난해 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 기준 1위 투자국이라고 전경련은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이건기 해외건설협회 회장,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등 주요 업종단체 대표와 GS건설, 삼양바이오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과 회원사 20여명이 참석해 유럽 내 현안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