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화물 매출 비중 27.5%, 전년비 6.4%p↑코로나19 이후 항공화물 반사이익, 수혜 누릴 듯 예상 밖 호조에 실적 개선·주가 상승 기대감도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조8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218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흑자 전환 시점은 오는 3분기로 진단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항공화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시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1분기 기준 화물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7.5%(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0%포인트 늘어났다. 증권가는 오는 2분기 화물 부문 매출액만 1조를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1년간 6000억원대에서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항공시장이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항공화물 부문은 택배산업 이상으로 반사이익을 나타내고 있다”며 “화물운임 상승은 국제선 여객 감소 만큼이나 예측 범주를 뛰어넘고 있어 2분기 의외로 서프라이즈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부터 전세계 여객공급은 80% 이상 취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여객은 4월, 5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7%, 81% 감소했다. 국제선 수요로만 98% 증발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 여객 사업부분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9.0%에서 올해 1분기 51.7%로 줄었다.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여객기 내 화물 적재공간(밸리 카고)을 활용한 화물 공급도 크게 축소됐다. 항공화물은 화물기뿐 아니라 여객기를 통해서도 운송되는데, 국내 밸리 카고 비중은 30~40% 수준이다. 사실상 화물 공급에만 30% 이상의 구멍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상승한 점은 긍정적으로 꼽힌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에 따르면 홍콩-미주/유럽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연초보다 2배 내외 상승했다. 우리나라 양대 국적사의 경우 지난달 4월 운임은 전년 동월보다 80% 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양대 국적사의 화물 매출 비중이 2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 여객 부진은 만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운임이 두 배 오르면서 전세계적으로 국내 항공업종이 가장 선방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사실상 국내 항공업종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1분기 대비 2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적을 수 있다”며 “화물 사업을 병행하는 여객 항공사가 많지 않은데다 양대 국적사는 밸리 카고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항공사들 가운데 화물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국내 대형항공사(FSCs)들의 수혜”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대한항공이 운항을 중단한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대응한 것도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리스크도 적극 대응하면서 위기감 해소에 따른 주가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금성 자산과 유상증자 납입대금, 채권단의 지원 등을 활용해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 초 2만7850원으로 시작한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3월 19일 1만3600원(52주 최저가)으로 반토막 난 이후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전날 종가는 2만1400원으로 최저가 대비 57.3% 증가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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