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한 송현동 부지와 달리 매각 절차 지연코로나19 여파 탓 레저업 관심 떨어졌다는 분석만년적자 등 기본기 부족···매수심리 낮추는 요인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종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등 유휴자산의 매각을 결정했다. 4월에는 삼성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자산 처분 절차에 돌입했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이달 11일 1차 예비입찰을 마쳤다. 공원화를 강행하는 서울시와 마찰을 빚고 있지만, 당초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다.
반면 왕산레저개발 매각은 지연되는 분위기다. 매각 공고는 냈지만, 아직 예비입찰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100% 들고 있다. 장부가액 기준 지분 가치는 1493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부동산은 약 1564억원으로 추산된다.
왕산레저개발은 2011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요트 계류장인 왕산마리나를 조성할 목적으로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항공업과 관광·레저사업을 연계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그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발(發) 여파가 왕산레저개발 매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생활방역)와 외출 자제 등으로 레저수요가 감소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왕산레저개발의 기본기가 떨어진다는 점도 부정 요소다. 왕산레저개발은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내며 ‘만년 적자’ 꼬리표를 달고 있다. 지난해에는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2배 넘게 적자폭을 키웠다.
모기업에 대해서는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자체적인 현금 확보 능력이 없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기대고 있다. 왕산레저개발로 유입된 돈은 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는데 쓰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레저업황이 타격을 받은 만큼, 왕산레저개발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다”며 “요트가 대중화된 취미가 아닌 점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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