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설립목적에 ‘고용안정’ 추가하는 개정안 발의18대 국회부터 논의됐지만 20대까지 해답 못 찾아미국 등 해외선 중앙은행이 고용 위한 정책 펼쳐한국에 고용지표 뚜렷하지 않아 실효성 의문 제기
한은법은 1조에 설립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한은법 1조 2항에는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에는 금융안정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한은은 금융정책을 펼칠 때 ‘금융안정’에 신경쓰고 있다.
이 조항에 ‘고용안정’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오랫동안 제시됐다. 정치권에선 한은이 금융정책을 펼칠 때 고용안정을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을 낸다. 이러한 주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제기됐다.
지난 2008년 18대 국회에서도 고용안정 등을 법에 추가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엔 정부가 반대해서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 입장에선 한은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역할이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오랫동안 끌고 왔던 문제는 21대 국회 들어서 다시 등장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한은이 고용안정을 설립목적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조 2항에 금융안정을 추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경협 의원은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이 고용안정을 염두해 금융정책을 펼친다는 이유를 법 개정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평균물가목표제를 시행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전고용으로 보는 수준까지 노동시장 회복을 도모하기로 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중앙은행법상 임무에 ‘완전고용 유지’가 포함돼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개정 중앙은행법을 시행해 목표에 ‘완전고용’을 추가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는 “유럽중앙은행이 주 책무인 물가안정을 넘어 사회적 시장 경제, 완전 고용, 사회 진보에 기여 등으로 운영 목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국감을 통해 한은법 개정 논의가 더 활발해졌다. 여기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서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도 법 개정안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국감에서 류성걸 의원은 “업무보고를 보니 한국은행이 지금 연구·통계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완전고용과 고용안정 목표 등을 채택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입장 변화가 예상된다. 국감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 설립목적에 고용을 추가하는데 조심스럽지만 의원님이 제출하신 법안을 통해 한은의 목표설정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저희도 기대된다”며 “중앙은행이 앞으로 변신 과감한 변화를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법 개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에선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뚜렷한 고용지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게다가 한은의 금융정책이 기준금리를 정하는 방식 한 가지로 제한돼 있는데, 여러 목표를 두고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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