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세아들社 에이치솔루션, 주식 대량매입32차례 총 227억 투입···보통주 지분율 5% 넘겨이중 지주사 불완전 구조, 승계 위해 재편 불가피합병 시나리오 거론, ㈜한화 지분율 높아야 유리지배구조 최상단 차지, 풍부한 자금력 무리 아냐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1월14일까지 32차례에 걸쳐 ㈜한화 보통주 74만3607주와 종류주(우선주) 6만9029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분율은 종전 보통주 4.2%, 종류주 3.75% 총 4.28%에서 보통주 5.19%, 종류주 5.10% 총 5.17%로 늘었다. 이번 주식 매입에 투입된 금액은 227억원이다. 177억원 가량은 보유 현금으로 충당했고, 나머지 50억원은 KB국민은행에서 차입해 마련했다.
한화S&C를 전신으로 하는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분 50%를,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는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확대한 것은 2019년 10월 이후 1년2개월여 만이다. 당시 회사 측은 “저평가 자산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것.
하지만 재계와 금융업계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움직임으로 봤다.
한화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는 ㈜한화가 맡고 있다. ㈜한화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보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건설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다.
에이치솔루션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구축한 상태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등의 계열사에 지배력이 뻗친다.
한화시스템은 ㈜한화 자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고, 에이치솔루션이 2대주주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에이치솔루션 자회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각각 1,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을 바라보는 시각도 유사하다. 하지만 회사는 향후 ㈜한화 주가 상승 가능성을 본 투자 목적이라며 승계와의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다.
향후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이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한다면, 3형제는 합병회사의 신주를 취득하게 된다. 지배구조는 ‘3형제→합병회사→계열사’로 이어진다.
전제조건은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상승이다. 에이치솔루션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가치산정이 쉽지 않다. ㈜한화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시장의 충분한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비율을 책정하기 위해선 에이치솔루션 자회사들의 몸값 올리기가 중요하다. 에이치솔루션 손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이 올해 안으로 코스피 입성을 추진하고,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과 맥락를 같이한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경우 그룹은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계열사’의 구조를 띄게 된다.
㈜한화 최대주주는 보통주 기준 지분율 22.65%의 김 회장이다. 김동관 사장은 4.44%를,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보는 각각 1.67%다. 3형제가 소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면 7.78%이고, 에이치솔루션을 포함하더라도 13%를 밑돈다.
걸림돌은 크지 않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 10%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4% 이상을 사들여야 한다. 전일 종가 3만2150원을 기준으로 1157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2019년 에이치솔루션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조4464억원을 기록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00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배당금은 주당 8000원으로, 김동관 사장은 200억원을 받았다. 차남과 삼남은 각각 100억원씩을 챙겼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주식 대거 매집이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 회장이 오는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총수 공백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그려놓은 3세 경영승계 밑그림도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 완성되기 전까지 3형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으로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을 받아 현금력을 더욱 높이며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에서 추정하는 승계 방안이 여러가지여서 구체적인 과정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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