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힘든 금융 CEO 징계, 불확실성 키워 경영 위축” 우려당국에 소신발언···‘내부통제 미흡’ 이유 ‘명확성 원칙’ 벗어나관 출신인만큼 적극적으로 금융당국과 소통할 것으로 보여
김 회장은 지난 9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은행 CEO 징계 조치에 대해 은행권의 우려가 상당하다”며 “당국의 기본 입장인 명확성 원칙과도 거리가 있고,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일갈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금융권 CEO를 중징계하는 조치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은행장에게 연이어 강한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는 ‘직무정지’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통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18일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금융사 임원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 내 금융사 취업이 제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은행권은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제재심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신속 대응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경영 공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 회장은 “특히 대표이사를 감독자로서 징계하는 것은,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의 행위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결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CEO중징계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내부통제 기준), 이 법의 시행령 19조 ‘내부통제기준 마련 미비’ 등에 근거하고 있지만 이것이 CEO중징계를 뒷받침하는 마땅한 근거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김 회장은 징계와 같은 ‘침익적 행정 처분’은 금융 회사가 예측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광련 규정이나 법규문헌을 충실히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특히 민관을 두루 경험한 김 회장 역시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친정임에도 쓴소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위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민간 금융회사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을 잘 살린다면 금감원이 은행과 은행장을 대상으로 라임펀드 사태 제재수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이 은행권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면 앞으로 이어질 사모펀드 사태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이 증권사 대상으로 라임펀드 제재심의위에서 중징계를 결정한 것은 증권사를 대변해야 할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제재심 대상에 포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김 회장은 은행연합회장에 새로 취임해 적극적으로 역량을 보여줘야하는 만큼 당국과 소통에 힘 쓸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 소통하고 존중하는 그런 감독행정이 이뤄져야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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