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공매도 평균 거래기간 60일, 개인 상환기한은 ‘보호 차원’?전문가 “기관은 무기한 장기 대차...이익날 때까지 버티기 가능”개미들 “상환기한 통일 명분 생겼다...개인과 같은 룰 적용해야”
머니투데이는 지난 6일 ‘개인공매도 '60일' 논란...기관 상환도 평균 60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관들의 공매도 평균 거래기간은 60일로, 개인의 의무상환기간과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이다.
해당 기사는 기관들이 공매도 대상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장기간 '버티기'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개인들은 주식을 빌린 경우 60일이란 '보호기간'이 부여되지만 기관은 언제든지 중도상환 요청(리콜)이 있는 경우 반드시 상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개인들의 대주행태를 감안하면 60일이란 상환기간도 충분히 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평균 상환기간이 60일인 것과 60일 안에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빌린 주식을 수년 뒤에 갚을 수도 있지만 당장 하루 만에 갚을 수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7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상환기한이 없는 기관과 외국인은 빌려온 주식을 이익이 날 때까지 쓰고 돌려준다”며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장기간 기다릴 수 있어 손해를 볼 일이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관의 공매도 평균 상환기간이 60일이라는 건 통상적으로 2개월 정도 기다리면 이익이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자본여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상환기간이 정해져 있어 투자심리 자체가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공매도 자체가 자금력과 정보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라며 “개인의 참여를 허용한다고 하면 평등한 조건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관의 평균 상환기간 60일은 평균의 함정이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빌린 주식을 60일 안에 갚아야 하고, 주가가 오르는 만큼 손실액도 계속 불어난다”고 비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번 보도가 상환기간 통일에 대한 명분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기관이 평균 60일 이내에 대차주식을 상환했다면 이를 ‘룰’로 정해도 반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환기한을 60일로 정했다는데, 그렇다면 기관과 외국인도 평등하게 60일로 보호해달라”며 “기관이 평균적으로 60일 안에 상환했다면 개인과 상환기한을 통일해도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가 기관과 외국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은 60일 이내에 반드시 대주를 갚아야 하는 데다 담보비율도 기관·외국인보다 훨씬 높아서다. 정보력과 자금력이 열세인 개인투자자가 오히려 주가상승에 대한 위험부담을 크게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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