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트코인 결제중단’ 파문 일파만파美기술주 반등에도···테슬라, 나홀로 하락세한달새 25% 급락···서학개미도 매도세 전환“경쟁 심화·비트코인 등 부정적 이슈 겹친 탓”
테슬라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장중에는 5.40% 하락한 559.65달러까지 미끄러졌다.
이는 미국 주요 기술주들의 반등과 확연히 대조된다. 애플(1.79%), 마이크로소프트(1.69%), 페이스북(0.90%), 구글 모회사 알파벳(1.31%) 등은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른 약세에서 벗어나 이날 일제히 상승했지만, 테슬라는 반등 흐름에 합류하지 못하고 연중 최저점(563달러)을 위협했다. 정확히 한 달 전인 4월 13일 종가(762.32달러)와 비교하면 25% 하락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라는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입장 번복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뿐만 아니라 테슬라 투자자들에게도 위험 요인이 된다며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주가가 이번 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며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 이후 테슬라 주식이 최악의 주간 손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머스크의 가상화폐 변심을 비판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테슬라 차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가 등장하는 등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테슬라를 최선호주로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국내 서학개미들도 최근 강한 매도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간 단 한 차례 2위로 밀린 것을 제외하면 매월 부동의 순매수 1위 종목이였던 테슬라는 5월 들어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4억4730만달러(약 5053억원)어치 사들였지만, 동시에 5억2754만달러(약 59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테슬라 매도 수요가 매수 수요를 넘어선 건 지난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CEO인 일론 머스크 리스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머스크는 화려한 입담을 앞세워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을 옹호하며 ‘코인 광풍’에 불을 지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띄웠고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컴퓨터를 활용해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을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결제 허용 중단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머스크의 갑작스런 폭탄선언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일제히 급락했다.
또한, 머스크의 돌출 행동에 테슬라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서학개미들을 비롯한 테슬라 주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시장 점유율 축소 등으로 테슬라에 대한 매도세가 커졌다”면서 “여기에 비트코인 관련 이슈 등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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