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출시 이후 점유율 줄어 실적 악화 지속BAT코리아 영업종료, 브랜드 보유사에 흡수영업사원에 신규 유통 파트너사 취업 권유
4일 BAT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8월 31일 영업을 종료하고 던힐·켄트 등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모든 제품은 오는 9월 1일부터 BAT로스만스가 직접 공급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 시장에서 BAT로스만스는 BAT 브랜드 비즈니스를, BAT코리아는 영업과 유통을 담당해왔다. BAT로스만스는 경남 사천 공장에서 담배를 생산하는 BAT코리아제조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BAT코리아에 위탁 판매해왔다.
BAT본사 측은 BAT코리아를 없애고 BAT로스만스로 담배 유통·판매 사업을 일원화하는 것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적합하다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BAT로스만스가 브랜드 비즈니스부터 영업·유통까지 모두 담당하게 됐다.
BAT코리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BAT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어든 319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 원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여기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출시 이전인 2016년 4133억 원이었던 매출은 글로가 출시된 2017년 4001억 원으로 3.1% 감소했다. 이후 2018년 3681억 원, 2019년 3562억 원, 2020년 3192억 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 BAT코리아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했다. 지난해 9월 전자담배 ‘글로’는 e커머스 진출을 시작해 G마켓, 11번가, 옥션, 쿠팡 등 총 12개 오픈마켓에 입점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도 도입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네이버 스토어에도 입점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는 지난해 2분기 오프라인 매장인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점, 가로수길점, 강남점 3곳의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이 같은 전략에 올해 2월 기준 BAT코리아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11.97%에서 12.19%로 확대돼 소폭 반등했다.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코리아의 점유율은 5.15%에서 6.44%로 1.29%P 올랐다. BAT코리아 측은 글로의 성장이 뒷받침된 결과로 분석했으나, BAT그룹에서는 이를 역부족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BAT그룹은 BAT로스만스에 BAT코리아를 흡수하면서 조직 축소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기존 BAT코리아 서울 본사 소속 임직원은 BAT로스만스로 소속을 이동하거나 희망퇴직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영업사원 200여 명은 새로운 국내 유통 협력사로 취업을 권유했다. 사실상 구조조정인 셈이다.
앞서 BAT코리아는 영업조직을 재편하며 주요 판매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집약했다. 기존 영업인력 일부를 대신할 수 있는 콜센터를 통한 발주 시스템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조직과 방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봤을 때 구조조정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AT코리아가 사업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국내 사업 및 조직 축소 수순을 밟고 있는 듯 하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내 흡연 환경 변화 등 대외적 요인에 따라 영업 조직에 변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생산·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판매구조 변화는 기존의 한국 내 위탁판매 방식에서 BAT로스만스의 직접 영업 운영 체계로의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BAT 제품의 국내 생산과 소비자 구매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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