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혐’ 논란으로 편의점사업부장 물러난 데 이어통합 GS리테일 등기임원서 빠지며 이사회서 퇴출
8일 GS리테일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조 사장은 이달 1일자로 GS리테일의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2009년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후 12년만이다.
조 사장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 되며 임기가 2024년 3월까지로 2년 이상 남아 있었다. GS리테일은 이달 1일 GS홈쇼핑과의 통합법인으로 재출범 했는데, 조 사장은 등기임원에 선임되지 못하며 통합법인 이사회에서 퇴출된 셈이다.
조 사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달 벌어진 GS25의 ‘남혐 논란’과 관련한 징계 차원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벤트 포스터에 담긴 손가락 이미지가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라며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GS리테일은 이를 두고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고 사과문도 발표했으나 논란이 가시지 않으면서 관련자들을 징계했다. 조 사장은 당시 겸하고 있던 편의점사업부장과 플랫폼BU장 중 편의점사업부장 보직을 내려놨다. 일각에서는 조 사장에 대한 조치가 다른 관련자들에 비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GS리테일은 조 사장이 편의점사업부장에서 물러난 것이 징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조 사장이 맡은 플랫폼BU는 편의점과 슈퍼, MD본부 등 3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통합 오프라인 사업 조직이므로 조 사장이 GS리테일을 총괄하는 자리는 유지한 셈이었다. 특히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앞둔 만큼 조 사장이 이끄는 플랫폼BU를 통해 통합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나오며 조 사장이 사실상 승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결국 조 사장이 이달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등기임원에서 사임하면서 조만간 GS리테일에서 퇴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그간 명실상부한 GS리테일 3인자였으나,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플랫폼BU가 통합 GS리테일의 신사업을 맡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플랫폼BU, 홈쇼핑BU, 디지털커머스BU 등 3개 BU체제로 재편했고, 디지털커머스BU가 신사업을 담당하고 조 사장의 플랫폼BU는 기존과 같이 편의점, 슈퍼 등을 맡는다. 통합법인의 무게추가 이미 이커머스로 넘어갔다는 점, 플랫폼BU의 주력사업인 편의점이 성장 고점에 이르렀다는 점, 또 지난해 편의점 사업이 CU에게 다시 1위를 내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 사장의 역할이 사실상 축소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 사장은 1985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경영기획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03년 LG유통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재까지 GS리테일이 몸을 담은 인물이다. 이 때부터 허승조 부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으며, 허연수 부회장 체제에서까지 조력자 역할을 하는 등 오너가의 깊은 신임을 받는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초반부터 급격히 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했던 편의점 시장에서 GS25를 확고히 안착시켰고 2011년 상장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GS리테일 내부에서는 그간 조 사장에 대한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직된 조직 문화, 지나친 성과주의 등 조 사장이 직원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는 비판이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지난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조 사장이 임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재택근무나 따지고 나약하기 그지 없는 리더와 구성원은 GS25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 역시 조 사장의 강압적인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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