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사업 호조 상반기 영업익 세자릿수 증가임원승진 여부 예단 힘들어, 객관적 지표 부족조 회장, 2019년 친정체제 확립 경영부담 없어연초 직원 승급인사 단행, 임원도 가능성 열어둬야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3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843억원보다 281.5% 급증했다. 순이익도 흑자전환한 1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객운송사업의 경우 국내선은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국제선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기 위주의 기재를 보유한 대한항공은 국내선보다 국제선 운영으로 얻는 수익이 많다. 2019년 기준 국제선 매출 비중은 59.2%에 달했다.
반면 화물사업은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늘어나는 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물전용 여객기 운영을 월 800회 이상으로 늘리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 중이다. 20%에 불과하던 매출 비중은 77%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임원인사 실시 여부를 쉽사리 예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객사업의 경우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화물사업 특수도 대외적 변수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항공이 작년 임원인사를 건너뛴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승진인사 미실시 이유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을 위한 전사적 역량 집중, 안정적인 조직 운영 도모를 들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지속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통합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지연으로 진전이 없다. 직원들의 순환 유급휴직이 지속되는 만큼, 임원들의 승진 인사가 불러올 내부 불만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4월부터 전체 직원들의 70%를 대상으로 순환휴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최근 ‘핀셋 인사’를 실시한 점은 정기 임원인사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안전보안실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존에는 안전보안실 항공안전담당 임원이 직무대행해 왔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2019년 확고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만큼, 현 체제 유지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분석한다.
조 회장은 2019년 11월 총수 취임 후 첫 그룹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했다. 임원 20% 이상을 감축하는 조직슬림화로 비용절감에도 나섰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벌인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이 자연스럽게 물갈이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대한항공이 일반 직원 대상 승진인사를 치룬 만큼, 임원승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 직원 사기 증진을 고려해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2019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항공 계열사와 달리, 물류회사 ㈜한진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진은 작년 말 조 회장의 동생 조현민 부사장 등 임원 2명이 승진하는 인사를 행했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최고 실적을 써내려가는 ㈜한진은 항공 계열사들과 상황이 다르다. 더욱이 조 부사장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소폭의 인사를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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