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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완화에 공급 늘린다는데···재원조달 ‘글쎄’

부동산 부동산일반

[대선후보 부동산 공약 검증 ①윤석열]규제 완화에 공급 늘린다는데···재원조달 ‘글쎄’

등록 2021.09.02 08:22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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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공약은 ‘전국 250만호 공급·LTV 상향’ 등 청년 ‘원가주택’ 공약은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여20대 표심 얻기 위한 ‘임시방편 공약’이란 지적도

규제 완화에 공급 늘린다는데···재원조달 ‘글쎄’ 기사의 사진

<편집자주>2022년 대선이 반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이 불러온 국민들의 분노를 인식하고 ‘해결사’ 역할을 자청하며 표심을 일으키기 위함이다.

이에 본지는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공(空)약은 아닌지 톺아보고 실효성, 시장 영향 등을 담은 ‘대선후보 공약 검증’ 시리즈를 송고해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다음 선장을 정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유력 대권 주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첫 대선 공약으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현재 정권의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정책 실패’인데다 많이 차지하는 만큼 윤 전 검찰총장의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공약으로 유권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지만, 현재 부동산 문제로 많은 국민이 상처받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고문’이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윤석열표 공약 뜯어보니···‘공급확대·세금완화·청년지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동산 공약 특징은 ‘공급확대·세금완화’ 등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1호 정책 공약으로 수도권 130만 가구를 포함해 5년간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즉 윤 전 검찰총장의 브랜드 공약은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와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 가구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을 강조했는데, ‘청년 원가주택’이 눈에 띈다. 정부가 고밀도·대규모로 직접 건설한 주택을 청년들에게 건설 원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5년 이상 거주 후에는 정부에 되팔 수 있고, 가격 상승분의 최대 70%까지는 청년들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윤 전 총장은 “청년원가주택을 5년 동안 3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모아둔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및 청년층 등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인상하고 저리 융자, 자본이득 공유형 (일부) 무이자대출 등 금융지원을 통해 내집 마련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역세권 첫집주택’을 5년 내 20만 호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공급 가격은 시세의 50~70% 수준이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높여주되, 이 중 50%를 공공 기부채납 방식으로 재원 투입 없이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윤 전 총장의 구상이다. 그는 싱가포르의 HDB(공공주택개발국) 분양주택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종합부동세를 전면 재검토하고,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며, 임대차 3법은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늦춰 보유세 급등을 차단하고 1세대 1주택자 재산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원상 복귀시켜야 한다는 말씀도 많지만,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 양도소득세 완화시키겠다는 그의 공약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3가구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해 매물을 유도하는 대책도 병행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자산 재조정을 해서 매각하고 좀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도 양소세가 너무 세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그런 것(양도세)도 좀 완화하는 게 집값을 잡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3가구 이상의 과다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대출 규제를 좀 해서 주택을 좀 매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게 시장에 물건이 많이 나오게 해야 한다는게 제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세금 규제 완화는 ‘호의적’이지만 “일부 현실성 따져봐야” = 문재인정부가 과도하게 묶은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겠다는 방향성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 중 LTV를 80%까지 상향 시키는 것에 대해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세부적인 주택 공급 방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와 재원조달·정책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무엇보다 청년 원가 주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현실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청년 원가 주택의 개념은 토지환매조건부를 통한 불완전한 ‘내 집 마련’ 방식인데 과연 젊은 층의 수요와 일치하는지 미지수"라며 ”향후 세부적인 실현 계획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 역시 ”앞으로 면밀한 계획이 나와야 되겠지만 비용 면에서는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라고 발언했다.

윤 전 총장의 또 다른 핵심 공급대책인 ‘역세권 첫집주택’역시 현 정부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 역시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늘리는 방안과 비슷한 방식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윤 전 총장의 부동산 청사진이 주로 청년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은 만큼 이들의 표심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중 가장 핵심 공약인 ‘원가주택’ 정책은 현재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원가주택은 엄청난 국가재정이 필요한 비현실적인 공약”이라며 “국가 주도 역세권 개발방식은 이미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바 있으나 대부분 전문가가 부정 평가했고 현재 진척도 안 되는 상황이다.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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