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사업금융업 이어 펫사업 확장에 수백억 투자본업인 화장품사업 ‘메가코스’ 실적 부진으로 발목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토니모리는 3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567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며, 주당 발행가는 5290원이다.
토니모리는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87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113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와 함께 조기상환이 이뤄지면 연결기준 현재 181%인 부채비율을 112%로 약 70%포인트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토니모리가 대규모 자금까지 끌어오게 된 원인은 화장품 업계의 업황 악화와 더불어, 앞서 토니모리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투자, 인수한 기업의 실적 부진에 있다.
토니모리의 본업인 화장품 사업은 2017년 사드 사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토니모리의 매출은 2017년 2057억원, 2018년 1810억원, 2019년 1720억원, 2020년 1135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2017년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 역시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2017년 영업손실 19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51억원, 2019년 3억원, 지난해 255억원으로 적자가 매년 쌓이고 있다. 토니모리는 올해 상반기에도 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토니모리의 부채비율 역시 2016년 43.1%에서 2017년 74.9%, 2018년 93.5%, 2019년 144.4%, 2020년 183.5%까지 치솟았다. 토니모리가 상장한 2015년 33%였던 부채비율이 5년 사이 150%포인트 넘게 증가한 셈이다.
토니모리는 로드숍 화장품 업황 악화로 오프라인 매장 역시 크게 줄었다. 토니모리의 전체 매장 수는 2017년 679개에서 2019년 517개로 감소했다. 이 중에서 가맹점 수는 323개에서 223개로 100개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특히, 토니모리가 2017년 OEM·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제조자설계생산)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 메가코스에서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한 메가코스 한국법인은 지난해만 1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결국, 토니모리는 본업인 화장품 만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금융업, 펫사업 등에 진출했다.
토니모리는 화장품제조기업 메가코스를 설립한 2017년 메가코스바이오를 설립하고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5월에는 주식회사 토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신기술사업금융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토니모리는 토니인베스트먼트에 초기 자본금 10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헬스케어와 뷰티 분야 벤처기업 발굴에 나섰다. 2018년에는 신주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바이오벤처 에이투젠의 지분 80%를 30억원에 사들였다.
또한 토니모리는 반려동물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반려동물산업 전문기업 피엘그룹에 지분투자를 하며 펫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월 국내 최대 사료 제조업체인 오션 지분을 약 88억원을 투자해 인수했고 지난 8월에는 애완동물관련용품판매기업 베이펫을 설립출자했다. 토니모리는 피엘그룹으로 B2B(기업 간 거래)를, 오션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으로 상호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확장은 토니모리의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설립, 인수한 토니인베스트먼트와 메가코스, 에이투젠 등 전 계열사가 인수 이후 줄곧 손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션은 지난 4월 토니모리에 편입한 이후 5월과 6월 흑자를 냈지만, 코로나19와 조류독감 등을 이유로 원가율 상승 이슈가 발생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토니인베스트먼트와 에이투젠은 올해 2분기 3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과 화장품업계가 뛰어들면서 반려동물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활력을 잃은 상황에서 토니모리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뒤늦게 H&B스토어 진출이나 쿠팡 입점, 자사몰 리뉴얼 등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는 것 역시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day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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