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여 ‘4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강골’ 검사 이미지에 정권과 대립하며 성장尹 “조국 위선, 추미애 오만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
1960년 서울 태생인 윤 후보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지만,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검사였던 윤 후보는 노무현 정부 들어 대형 권력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특수통 ‘칼잡이’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윤 후보는 2003년 불법 대선자금으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강금원 창신섬유 대표 등을 구속수사했고, 2006년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비자금 사건으로 수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BBK특검에도 참여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서초동에서 칼잡이로 유명하던 윤 후보가 대중에 각인된 시점은 바로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때다. “조직은 사랑하고,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대변되는 ‘강직한 검사’가 ‘첫 인상’이었다. 지금의 ‘공정과 상식’이라는 윤 후보의 이미지는 이때 만들어진 셈이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정갑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후보에게 “혹시 조직을 사랑하느냐”라고 묻자, 윤 후보는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라고 답한다. 이에 정 의원이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것은 아니냐”라고 되물었고, 윤 후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좌천되며 한직을 전전하던 윤 후보는 2016년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에 합류하며 부활했다. 이듬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윤 후보는 그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당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의 임명을 발표하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와’라는 탄성이 흘러왔는데, 이는 윤 후보의 탄탄한 입지의 서막이었다. 윤 후보는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으로 승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윤 후보는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를 시작한 기점에서 갈라서게 된다. 윤석열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던 중 부인 정경심 교수를 딸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는 ‘추윤갈등’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강하게 대립했다.
이런 과정은 역설적으로 윤 후보를 자연스럽게 야권 유력 대선 주자급으로 만들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검찰총장으로 참석한 대검 국정감사장에서 ‘정치 참여’ 여부를 묻는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정치 참여 선언이었다.
해가 바뀌고 지난 3월 윤 후보는 총장직을 던지고 6월29일 ‘공식적’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는 밝히며 자신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다.
‘대선 후보 윤석열’은 검사로서의 강직함, 공정성 등의 이미지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열망이 복합적으로 투영돼 탄생했다. 5일 발표된 최종 경선 결과에서 윤 후보는 당원 58%의 지지를 발판으로 승리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8%로 48%를 얻은 홍준표에게 큰 차이로 뒤졌다.
윤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다.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비수를 꽂았다. 아울러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고,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치열한 대선 본선을 예고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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