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정의 외아들 포니 왕자로 태어나 96년부터 회장직아버지 유지였던 현대차에 유독 애착, 현산시절부터 다각화아시아나항공부터 아이파크몰에 면세점업까지 확장 시도건설 본업 등한시? 욕심 과했던 듯···주택사업에 유탄 맞아 회장직 물러나도 대주주 지위는 유지···‘무늬만 사퇴’ 비판도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를 두고 “예견된 일”이었다며 비난하는 어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간 정몽규 회장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아니아사항공 인수 움직임부터 면세점업 등까지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온 인물인데 정작 중요한 본업인 건설업을 등한시해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서다.
정 회장이 ‘종합 모빌리티 기업’을 꾀한 이유는 부친이었던 고(故)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과 사업 깊은 인연 때문이다.
정 회장의 부친인 고(故)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은 ‘포니 정’으로 불리며 현대자동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그러나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차 경영권을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게 승계하기로 결정하면서, 1996년 정몽규 회장은 아버지와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정든 회사를 떠나면서 정 회장은 매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과거 선친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역사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당시 새겨진 ‘모빌리티 DNA’는 현대산업개발에서도 이어졌다. 이에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통 큰 베팅’을 했다. 본입찰에서 경쟁사인 애경그룹보다 1조원가량 많은 액수를 써내며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만 코로나19가 터지고 항공사의 끝모를 업황 부진이 예고되면서 인수는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차에 대한 미련 때문에 본업인 현대산업개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모빌리티 DNA’를 심기 위해 정 회장은 지난 1996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사업 다각화에만 유독 힘써왔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영창악기 인수 등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 민자역사 개발 사업 추진으로 떠안게 된 용산 아이파크몰을 직접 운영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업을 더 키우기보다는 관심이 주로 다른 곳에 쏠린 것이다.
그 사이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력은 퇴보했다. 특히 ‘텃밭’이나 다름없던 강남을 경쟁사들에 내줬고, 아이파크의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한 때 5위 안에 들었던 도급 순위 등도 계속 추락해 현재는 겨우 9위권 안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의 도급 순위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우려가 크다.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5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서 ‘부실공사로 인해 주요 부분에 대한 중대한 손괴가 있었음’이 드러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최장 1년까지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이미 시공권을 따낸 서울권의 정비사업장에서도 시공사 해체 움직임이 여럿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지주사인 HDC 등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주요 계열사가 아닌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만 내려놓은 것에 대해서는 형식상의 퇴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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