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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다 기회 날린 이마트24···앞으로가 더 문제

방심하다 기회 날린 이마트24···앞으로가 더 문제

등록 2022.01.26 07:59

수정 2022.01.26 14:01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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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하위 밀리며 경쟁력 하락재계약 점포 마저도 이탈 가능성↑“손익의 관점에서 이번 딜 접근해”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자 했던 이마트24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이마트24 제공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자 했던 이마트24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이마트24 제공

미니스톱이 롯데의 품에 안겼다. 매각전에 참전했던 이마트24의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다. 당장 잃은 것은 없으나 놓친 것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인수전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자 했던 이마트24의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인수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두 번째 도전 끝에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게 됐다. 지난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롯데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다. 다만 당시에는 매각가에 대한 이견차이로 거래가 무산됐다.

반면 2018년과 이번 매각전에 참전한 이마트24는 두 번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마트24의 ‘방심’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다. 업계에선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미니스톱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전 이마트24와 접촉했다는 설(說)이 돌기도 했다. 금액에 대한 이견으로 공개입찰로 전환됐으나 이마트24는 예비입찰까지 경쟁자가 없다고 판단, 인수를 자신했다고 알려졌다. 재매각전에서 다른 전략을 세운 롯데에게 일격을 당한 셈이다. 롯데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관망하다 본입찰에 나서 결국 인수에 성공했다.

편의점 업계 후발 주자인 이마트24는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마트24는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모멘텀을 마련하고자 했다. 편의점 사업은 점포 수가 규모의 경제를 좌우한다. 제품을 많이 사야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CU와 GS는 1만5000여개의 점포가 있고,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로 1만3800개로 늘었다. 반면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800개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기엔 태부족이다.

이마트24 창립 이듬해인 2018년 말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편의점 업계가 맺은 자율규약으로 신규 점포 출점도 어렵다. 오히려 당장 올해 5년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 시장에 나오는 자사 점주 붙잡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마저도 지난 5년여간 점주들에게 브랜드 ‘이마트24’가 지닌 경쟁력을 확실히 심어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마트24는 현재 월회비 방식이 아닌 가맹수수료(로열티) 방식의 계약 모델의 도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브랜드와 점포 경쟁력이 탄탄해지기 위해선 본사에서 점포를 관리해주는 로열티 방식이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마트24는 점주 운영비 부담을 줄여주는 월회비 방식을 통해 신규 출점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었으나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지금으로선 큰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월회비 방식의 가맹점 운영으로 손실 부담이 큰 데다, 점포 마다 다른 운영 방식으로 점포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스톱이 로열티 방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24는 자사 점포 수의 절반 수준인 2500여개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자연스레 가맹계약 구조를 변경하길 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모로 이마트24는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들을 놓치며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계약 기간 만료 후 가맹점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편의점의 특성에 따라, 지금 현재 외형 확장을 위한 무리한 인수 보다는 손익의 관점에서 이번 딜을 진행했다”며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으며, 기존과 동일하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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