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수수료율 인하당국 ‘동일기능 동일규제’ 선언에 태세전환 수수료 인하에도 카드사와 갈등은 ‘진행형’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오는 31일부터 수수료율을 최대 0.2~0.3%p 인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폭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먼저 네이버파이낸셜은 카드 수수료를 네이버페이 수수료 전체에 반영해 기존 네이버페이 수수료율에서 영세 사업자는 0.2%p, 중소 사업자는 규모에 따라 0.15~0.05%p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영세사업자는 0.3%p, 중소사업자는 0.1~0.2%p 내려간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모든 결제수단이 아닌 신용카드에 대해서만 인하율을 반영한다. 또 우대수수료율은 국세청과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다.
이처럼 빅테크가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결정한 것은 일차적으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어든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경감 여력을 4700억원으로 보고 수수료를 조정했다. 조정대상 금액 중 약 60%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나머지 30%는 연매출 3억~10억원, 10%를 연매출 10~30억원의 중소가맹점에 배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어려워진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가맹점 75%를 차지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주는 수수료율이 기존 0.8%에서 0.5%로 하향됐다. 이어 연매출 3억~5억원 자영업자는 1.3%에서 1.1%로, 연매출 5억~10억원 자영업자는 1.4%에서 1.25%로, 연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사업자는 1.6%에서 1.5%로 각각 수수료율이 변경됐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영세·중소 사업자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최근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 취지에 공감해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중·소상공인(SME)의 부담을 듣고 이들의 성장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며 상생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네이버·카카오가 빅테크 역시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카드사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본 것이란 시선도 있다.
그간 카드업계는 빅테크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해왔다. 기존 카드사는 3년 주기로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심사를 받아 영세·중소 사업자의 카드 수수료를 지속 인하했지만, 빅테크는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카드사노조 협의회 의장은 “빅테크가 처음엔 수수료 0%로 시장을 장악한 뒤 규제를 받지 않는 점을 활용해 마음대로 수수료를 올리는 행태를 보였다”며 “실제 카드사와 같은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는 영세가맹점에서 카드사보다 1.6~1.8배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권에 진출하는 빅테크를 관리하고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혁신을 이유로 최소한의 금융규제와 감독도 예외를 적용받기를 바라기보다 금융플랫폼도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당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빅테크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동참을 계기로 그간의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하고 있다.
물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빅테크와 카드사가 바라보는 수수료 비교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측은 자신들의 쇼핑몰에서 받는 결제와 주문관리 수수료는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 또는 다른 간편결제 업체와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빅테크 금융사 관계자는 “카드사 수수료와 빅테크 금융사 결제 수수료는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수 없다”며 “페이 사업 수수료에는 카드사에 떼어 주는 수수료 및 상품 관리 위험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를 해야한다면 빅테크 결제 수수료와 카드사가 운영하는 쇼핑몰 수수료를 비교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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